9월1일-날씨의 열정이 하늘 저편으로…
일사병과 냉방병의 경계를 넘나들며
버텨 온 여름의 끝자락.
‘시간의 힘’에 물러서는 늦더위.
늦게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한풀 꺾였다.
그러고 보면,
아무리 힘겨운 일이라도 견뎌내지 못할 게 없다.
올여름 우리를 괴롭힌 늦더위처럼,
‘시간의 힘’에는 어떤 위세도
잦아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새기고만 있다면.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없는 사람에겐 여름이 살기 좋다고 하지만
교도소에 있으면 사람 체온 때문에 견디기 힘들다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옆 사람의 더운 호흡과 땀 냄새가 불쾌했는데,
어느새 아침저녁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타인의 향기’가 그리워진다.
날씨가 간사한 것인지,
사람 마음이 얄팍한 것인지.
가을 느낌 물씬 나는
숫자 9로 달이 바뀌었다습니다.
내리쬐는 햇볕에 찌는 듯 더운 것은
한여름이나 매한가지인데도
9월로 접어들면 마음은 늘 한발 빠르게
서늘한 가을 풍경을 향해 줄달음을 칩니다.
한 주 뒤로 다가온 추석연휴에도
마음이 괜스레 들뜰기도 합니다.
비바람을 견뎌온 곡물이 익고,
잎이 물드는 계절.
숨 가쁘게 지내온 우리의 하루하루도
한 해의 결실을 향해 성큼 다가서고 있네요.
이제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기지 않고
20도 중반에 머무릅니다.
그러고보면 땀이 온몸을 적시던 여름날에는
무더위가 가시기만을 바랐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날씨의 열정이 하늘 저편으로
사그라지는 기운을 느끼고 있자니
서운한 마음도 듭니다.
연애 초기의 불타는 감정이
어느 날 문득 그리워지는 것처럼.
매순간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