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4일-어느새 가을 향기
계절마다 연상되는 색깔이 있다.
겨울에는 펑펑 내리는 하얀 눈,
봄에는 파릇파릇 돋아나는 초록빛 새싹,
여름에는 풍덩 빠지고 싶은 푸른색 바다.
가을은 붉은빛이 도는 갈색의 계절이다.
여름철 푸른 자태를 자랑하던 나무들은
이제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이번 추석 고향 가는 길,
차창 밖 가로수의 ‘의상 변신’을 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실바람 산들산들.
걷기 좋은 날.
코는 한옥처마처럼 살짝 위로 올리고,
눈은 먼 들판 끝을 바라보고,
어깨는 의젓하게 젖히고, 느릿느릿 걷는다.
자연은 ‘글자 없는 경전(無字天書)’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해찰하며 걷는다.
나무늘보처럼 걷는다.
뒷짐 지고 건들건들 걷는다.
어슬렁어슬렁 걷는다.
허위허위 걷는다.
막내딸 손잡고 걷는다.
아,
가을은 어딜 가도 참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