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왜 자녀 결혼상대 반대할까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부터 최신 할리우드 영화, 한국의 드라마에서까지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은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은 단순히 드라마의 상투적인 소재일까 아니면 현실에서도 통용되는 진실일까.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의 저스틴 파크 교수팀은 '일반심리학 리뷰' 최신호에 부모와 자식의 결혼 투쟁은 시대와 문화를 불문하고 반복되는 '진실'이며 그 이유는 '유전자적 이기심'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이 네덜란드와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젊은이들은 결혼 상대자의 외모와 지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부모들은 인종, 가정환경, 재산에 가중치를 뒀다. 연구팀에 따르면 젊은이들이 외모와 지적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좋은 유전자를 가진 자식을 낳고 싶다는 유전적 이기심 때문이다. 부모들이 자식을 외모와 상관없이 배경이 좋은 사람과 짝지우고 싶어하는 것 역시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연합을 구성하도록 하려는 어쩔 수 없는 유전적 이기심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배우 같은 외모와 유머감각 등 뛰어난 유전자적 자질과 안정적 배경, 성품 등 좋은 부모의 자질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 흔치 않다는 사실. 따라서 진화론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사람의 유전자는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시키도록 배열돼 있기 때문에 자식과 부모가 각자의 처지에 맞는 결정을 내리고 대를 이어가며 투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파크 교수는 "젊은이들은 더 뛰어난 자식을 얻기 위해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선호하지만 부모에게는 득이 될 게 없다"며 "부모들은 그들의 삶에 더 유익한 결과를 얻기 위해 자식 결혼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양지선 기자
기사입력 2008-04-15 21:15
[출처] 부모는 왜 자녀 결혼상대 반대할까 |작성자 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