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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일-아릿한 올가을
BY 사교계여우 2020-09-03
9월3일-아릿한 올가을
가을은 아릿하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설 때
폐 속 깊이 파고드는 찬바람이 그렇다.
발끝에서 스치는
젖은 낙엽의 가는 길이 그렇다.
깊은 밤 몇 번이고 썼다 지우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이 그렇다.
흐린 하늘에 간간이 비까지 스치는 오늘.
도톰한 겉옷 한 벌로 스산한 마음을 감싸면
고독마저 감미롭게 즐길 수 있을지도.
그나저나 사람의 감각 중
가장 강렬한 것은?
어쩌면 미각이 아닐까싶다.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의 유년 기억을 순식간에
되살려 준 것도
마들렌 과자였다.
그나저나 오래전, 가을 어느 날의 추억을
계절 별미 전어의 힘을 빌려 되돌려 보고 싶지만
올해는 전어 가격이 금값이란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던
잊지 못할 그 맛.
어획량 감소로 품귀현상을 보였던
작년처럼이라면
올가을에도 며느리들이 돌아오긴 그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