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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지아 수돗물!!...그냥 마셔도 될까?


BY durian32 2007-04-25

열대의 나라,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프르 KL의 스카이라인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 서울이나 홍콩에 비해 모자랄까마는
다녀가는 여행이 아닌, 거주하기에는 사실 어려움이 많은 곳입니다.
( 하기야 제나라 떠나 산다는 게 어디인들 쉽겠습니까만... ) 

계절이라곤 건기와 우기... 달랑 둘 뿐인,
그나마도 일년내내 평균기온은 32도를 육박하는
도마뱀과 모기를 늘 이웃해 함께 사는 습기와 더위의 나라...

더위를 이기기도 어려운데 여기에 또 하나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건 바로 물 Water!!!!

 KL,아니 말레이지아에 사시는 분들은 이 물문제의 심각성을 이미 다 아시리라 봅니다.

현지인들은 그냥 수도물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워터필터(정수기)를 청소하며 나오는 물을 보면 ...도저히 그건 불가능!!! 

하기야 처음 KL에 와서
아이 기저귀를 몇번이고 빨고 삶아대도 얼룩이 가시질 않아 고민했던 걸 생각하면
말레이지아의 물 문제는 어제오늘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지요.

말레이지아 상수도의 문제는 먼저 노후된 낡은 수도관에 있습니다. 

상수원으로부터 아무리 깨끗한 물(源水)을 보내줘도
오는 동안 관속에서 진흙과 녹이 뒤섞여  정작 각 가정에 도착할 즈음이면
거의 흙탕물수준...

욕조에 반신욕을 하려고 물을 받았다가
뭔가 잔뜩 가라앉은 걸 보곤 기겁을 하고 버린 경험,
  남편의 와이셔츠를 잘 빨아 말리고 보니 웬 흙얼룩,
 얼룩덜룩한 아이의 천 기저귀들,
치카치카 양치를 하고 나서도 찝찝한 이 기분 !!!

대부분의 한국교민들은 식수는 시판용 생수를 사 먹고
설걷이와 빨래, 목욕을 위해서는 별도의 정수기를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일부 노후된 아파트들은 집안으로 들어오는 수도관의 메인파이프에 다는 걸로는 부족해서
아예 각각의 수도꼭지 바로 옆에 몇개씩 달기도 하지요.
( 오래된 아파트들은 집안에 설치돼있는 관 자체가 노후해서
메인에서 걸러진 물이 수도꼭지에 이를 무렵이면 다시 원상복귀!! )

그나마 저희 콘도는 지은 지 5년 남짓된 새 건물인지라
현관밖 메인파이브에 아주 커다란, 거의 제 키만한 정수기를 달았습니다. ㅎㅎ
보름에 한번씩 청소를 해 주는데
이번엔 이래저래 바쁘다고 미뤘더니 .....오, 노우~ 이번 청소는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

솔직히 그냥 안 살고 싶더군요. ㅋㅋ
 

왜 그러냐구요??? ... 흑흑...보시면 압~니다.


일단 처음에 나오는 물 색깔 좀 보시죠!
정수기 청소를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가는 밸브를 잠그고
정수기 안에 걸러져 고여있던 더러워진 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물 색깔이 거의 고동색입니다. 미쵸,미쵸,.. 갑자기 속이 거북해집니다.-,.-

(상황이 이 지경이어도 집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여전히 쓸만한 색깔에, 특별히 달라 보이지 읺으니 더 미칠 노릇이랍니다.) 


잘 보이시죠? 완전 진흙탕 녹물!!!
필터로 걸러주지 않았다면 이런 물로 빨래하고 목욕하고 양치하고...  오! 노~우 



진흙물이 찰랑찰랑 찰랑대네~~


요건 우리 옆집 정수기 입니다. ( 사진을 세워야하는데...죄송 )

울 아파트엔 거의 모든 집마다 이런 메인파이브용 정수기가 장착돼 있답니다. 


한 10분쯤 불을 빼 내니 아까보다 좀 깨끗해졌습니다.


거의 30분 정도 물을 빼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안 깨끗.. ㅠ_ㅠ


이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 맑아진 물이 보이시죠?

이젠 정수기 속 물은 어지간히 빠진 듯 하니
정수기내 파이프 속에 남아있는 진흙들을 빼 낼 순서..

다시 비슷한 작업을 여러번 반복하고 나니...이젠 원래 물색깔로 돌아왔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깨끗해 보이시죠?



다시 보름후엔 또 맨 위 같은 물이 나올 겁니다. 아.마.도!!!!
( 물론 이번엔 좀 덜 진하겠지만요.
지난번엔 거의 한달보름만에 청소를 했으니 완전최악 !! )

말레이시아에서 살고 싶으시다고요?

그러시다면...일단 품질좋은 정수기부터 하나 설치하고 시작하셔야 할 겁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필터로는 감당할 수가 없다는 걸 잊지마셔요.

한국에서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중금속인가 뭔가를 걸려내려는게 아니라

굵직한 녹 덩어리와 찰진 진흙 찌꺼기를 걸러내야 하니까요!!!


누가 뭐라해도 우리 인간들은 물 없인 살 수가 없잖어요, 더구나 이 더운나라에서..

 

< 말레이지아에서 곽동희 기자 >

 


곽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