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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도...가슴에 남은 섬...


BY myho2 2007-08-14


(↑우리들의 숙소인 아카데미 하우스)

2박3일간의 섬에서의 휴가!

인천 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장봉1리 장봉도 혜림재활원.요양원에서 아주 특별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왔다.

장봉 혜림 재활 요양원은 100여명의 정신 지체 장애인들과 5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생활 공동체로서 6~7명의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1명의 생활 복지사가 한 가정이 되어 일반 가정과 같은 생활을 하며  사회의 평범한 일원으로 돌아가길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1985년 부천에서 성인 시설건립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어 행정기관의 알선으로 이 섬에 쫓겨오다시피 한 것이다.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어여쁜 펜션같은 시설들이 그림같이 아름답지만 그속에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생활해나가길 희망하는 그들의 힘겹고도 뜨거운  열망은 우리들이 갖고 있는 편견이란 껍질을 녹여내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거주인들과 같이 요리도 하며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수원으로 쓰이는 아카데미 하우스에 여장을 풀며 아름다운 수평선에  마음을 뺏기기도 잠시!

방배정을 받고 우리 일행인 다섯가족은  세미나실로 모여 장봉 혜림원의 연혁과 봉사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1;1 가정 매칭을 받고 첫 일정을 시작하였다.

 

참! 여기서는 장애인이라 부르지 않고 거주인이라고 부른다.

비록 3~4세의 지능을 가진 정신 지체 장애인들이지만 장애인이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줌마,아저씨보다는 형,누나,언니란 호칭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

정신지체 정도가 좀 낮으면 재활원에서, 그 정도가  높으면 요양원에서 생활하며  가정마다 예쁜 이름을 붙여 놓고

생활하는데 우리 가족은 "바다빌라"라는 이름이 붙은 재활원 식구들과 일일 가족이 되었다.

평균 연령이 39세. 대략 40세 안팍의 남자 성인들과  사회복지사 선생님 한명이  가족이 되어 생활하는데

학교를 갓 졸업한 20대의 젊은 여선생님이 중증 장애의 거주인들과 숙식을 같이하며 24시간  함께 생활한다는 사실에

나는 기절할 만큼 놀라고 또 놀랐다. 아! 어떻게 ....훌륭하다는 말 밖에....!!

바다빌라의 가족들은 듣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분,다운 증후군을 갖고 있는 분등 거의 대화가 힘들 정도인데

 기초적인 의사 표현은 몸짓 손짓을 통해서라도 다 해낸다.

일반 가정을 체험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렇게 가족단위의 방문을 가장 좋아하신단다.

팔도 붙잡고 수시로 악수하며 반가움의 표현을 쏟아내는 그 분들과 저녁을 만들어 먹고 산책을 하며 아기같이

 순수한 그 심성에 또 한번 놀라고....

우리가족은 카레라이스를 만들었고 김치찌개와 김치전을 한 가족,돈까스를 한 가족,심지어 삼계탕을 한 가족까지 있어

얼마나 웃음바다가 되었던지...닭 10마리를 휴대용 가스렌지에서 요리해내느라고 아주 혼쭐이 났다.

두고 두고 그 메뉴를 정하신 선생님께 재밌는 별칭까지 부르며 즐거워 했네."한 백숙 샘~~!!!"하며....

(↑안개 자욱한 섬에서의 이튿날.올망졸망한 꼬맹이들!)

(↑열심히 설명듣는 울 형제들)

 

(↑정성을 다해 녹인 젤리를 붇는 형아!)
혜림원은 거주인들이 머무는 종착지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하는 경유지란 설명답게
보호 작업장에서 젤리 향초를  만들고 구슬 공예 작업등을 하며 작은 경제력이나마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일반인에게 그 체험 활동의 문이 열려있다.
개당 1만 2천원의 비용을 내고 젤리 향초를 만드는데 조개와 산호를 채워 넣는 그 섬세한 과정이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젤리를  녹여 붇는 과정까지 2시간여의 체험 활동을 하며 이 기술을 숙련하는 거주인들의 재활의지를
 조금이라도 느껴볼 수가 있었다.대량으로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고 복지사 선생님 들이 일일이 섬 밖으로 나가
대량이라고 할 수 없는 재료를 구입해 오다보니 원가가 그리 높아질 수 밖에 없단다.안타까워라~~!!

(↑갯벌에서 즐거운 한때)
오후에 잠시 갯벌에 나가 게도 잡고 망둥어도 보고 사진도 찍으며 휴가기분을 한껏 살려 보기도 했다.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던지 거의 날아갈 뻔 했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또 즐겁게 담소하며,하얀 옷의 하모니카)



(↑바베큐 파티도 하고 불꽃 놀이도 하며 ...)


(↑세미나 실에 모여 2박3일동안의 소감을 정리하며))


한 가정이 되어 요리도 같이하고 산책도 하고 또는  식당에서 얼굴 마주보며 밥도 먹고 젤리 향초를  만들고...

시설을 두루 돌아볼때  어디서나 반갑게 인사하며 맞아주는 그들에게서,

특별하다는 생각과 아울러

가슴 졸이며 삼가하고 조심해야지하며 겹겹이 둘렀던 울타리들을 하나 둘 벗겨내고

두려움으로 꽁꽁 닫혔던 마음의 문을 조금이라도 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휴가를 겸한 2박 3일의 짧은 일정은  오래 오래 굳어있던 내 편견들이 한꺼번에 다 사라지기는 역부족~~!!

솔직히,

서슴없이 다가오는 그들에게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때론 저만치 종종걸음쳐 돌아가기도 했고...

첫날은 팔짱 두르는 새 가족에 놀라 정말 엉엉 울고 싶기도 한 순간이 있었으니...ㅎ..부끄럽도다.

그러나,나같이 마음 문약하고 편견 가득한 일반인들 부담갖지 마시라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숙소나 모든 시설들이 너무나 완벽히 구비되어져 있다.

마지막날 세미나실에서 거주인들과 함께 얘기 나누고 사진도 찍고 우리의 맘을 정리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작은 아이의 소감문이 악필이지만 마음 훈훈하여 올려본다.

귀중한 섬에서의 3일.

가슴에 남은 섬...장봉도.....!

 

 

 

 
 
 


김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