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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속으로 떠나는 여행-충청도의 명산 계룡산 동학사


BY young-ae 2007-09-17

 
 

가을 속으로 떠나는 여행

- 충청도의 명산 계룡산 동학사 -

  동학사로 들어가는 박정자 삼거리가 평소와는 달리 한적하다. 늘 자동차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던 곳이다. 동학사에 가기위해 긴 벗나무 터널을 지나간다. 오랜만에 친구와 둘이 나온 가을 나들이다. 운전대를 잡은 친구K도 모처럼의 나들이에 기분이 좋은지 표정이 해맑다. 봄이면 벚꽃축제로 북적거리던 길이 오늘은 정체되지 않고 느긋하게 달려가 본다.

  기념품가게와 음식점들이 늘어선 입구를 지나 산책로로 들어섰다. 드문드문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활기찬 발걸음을 옮긴다. 주말 아침, 인적이 뜸한 길이 더욱 운치 있어 보인다. 아침 일찍부터 내리던 가랑비가 그치고 세상만물이 빗물에 씻기어 더욱 맑아보이는 날이다.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동학사로 향했다.


동학사 입구의 찻집 '머시름'

 

  산 속의 공기가 어깨 위로 살포시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간의 회포를 푸느라 친구와 나는 우리들만의 세계에 푹 빠져버렸다. 그간 간간히 내린 비로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세찬 물살이 하얀 물안개를 일으키며 멀어져 간다. 가을로 들어서는 길목 계룡산 자락은 눈길 닿는 곳마다 초록빛을 머금고 있다. 마음마저 초록물이 드는 느낌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에 우린 한참이나 발길을 멈추고 서서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계곡의 물을 보며 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군'을 생각해 본다. 유리알 같이 맑은 물에 '풍덩' 발이라도 담그고 싶은 심정이다.

 


비 온 뒤의 계룡산 산책로

 

  계곡을 중심으로 병풍처럼 둘러싼  계룡산의 능선 위로 푸른 하늘이 드높다. 비 갠 뒤의 산 속 어디나 물기를 머금어 촉촉하게 젖어 있고 빗물에 말갛게 씻긴 자연의 모습이 상큼하게 다가온다. 그간 폭염에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이 순식간에 생기를 얻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대전에 살면서도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진 명산 계룡산에 자주 오지 못했다. 가끔씩 지인들과 짬을 내어 와서는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다녀가곤 했다.


계룡산 자락을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의 물, 연인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그곳.

 

  한적한 산책로를 걸으며 촉촉한 마음이 된다. 마음 속으로 시 한 수를 읊조려 본다.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수암. 관강객들의 발길이 간간히 이어지고 있다. 동학사는 150m쯤 더 위로 올라 가야 한다. 이정표를 확인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금세 모습을 드러낸 동학사. 다른 사찰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에는 여승들만이 수도를 하고 있다.


계룡산 동학사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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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생태계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 고유 동·식물들의 마지막 보루이며 자연생태계의 핵심지역입니다. 잘 관리하여 온전히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산입니다. 이에 우리사무소에서는 계룡산국립공원의 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보전을 전제'로 한[제한된 이용]이라는 관리이념아래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또한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탐방객과 민원인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변화하는 업무환경에 보다 현실적인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룡산이라는 산 이름이 갖는 의미는 조선조 초기에 이태조가 신도안(계룡시 남선면 일대)에 도읍을 정하려고 이 지역을 답사하였을 당시 동행한 무학대사가 산의 형국이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금닭이 알을 품는 형국)이요,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용이 날아 하늘로 올라가는 형국)이라 일컬었는데, 여기서 두 주체인 계(鷄)와 용(龍)을 따서 계룡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백두대간중 금남정맥의 끝부분에 위치한 계룡산은 845.1m의 천황봉을 중심으로 관음봉, 연천봉, 삼불봉 등 28개의 봉우리와 동학사계곡, 갑사계곡등 7개소의 계곡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 자태와 경관이 매?뛰어나 삼국시대에는 백제를 대표하는 산으로 널리 중국까지 알려졌으며, 신라통일 후에는 오악(五嶽)중 서악(西嶽)으로 조선시대에는 삼악(三嶽)중 중악(中嶽)으로 봉해질 정도로 이미 역사에서 검증된 명산입니다.

지리산에 이어 1968.12.31에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되어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남 공주시에 주로 위치하면서 일부가 대전광역시와 논산시, 계룡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야생 동 · 식물과 국보, 보물, 지방문화재가 곳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의 고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계룡산 자료 출처   다음 http://www.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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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내에 들어서니 때마침 가족 단위의 신도들이 천도제라도 지내는지 하얀 소복을 입은 채 합장을 하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사찰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역사가 오래 된 절이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긴 역사를 간직한 채 계룡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전국 명사찰중의 하나가 되었다.

 


동학사 대웅전의 모습

 


경내에 수경재배 되고 있는 수련

 


스님들이 수도에 정진하는 곳

 

  곱게 드리워진 대웅전 처마의 아름다운 현수곡선을 바라본다. 겹처마에 팔작지붕이 멋스럽고 곱게 입힌 단청이 자연의 품 안에서 더욱 선명한 색상을 드러내고 있다.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스님의 목탁소리는 넓은 산자락에 울려퍼지며 뭇사람들의 마음마저 경건함을 갖게 한다.파랗게 깎은 스님의 머리에서도 불심이 묻어 난다. 분위기 탓일까? 내마음도 어느덧 편안해진다.  나에게는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나는 어떤 종교든 다 좋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종교의 계율 안에서 진실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을 존중한다. 자연의 넉넉한 품 안에서 한결 넉넉해진 마음으로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마음이 한 결 여유로워 지고 머리가 맑아진 느낌이다. 오늘 나들이를 제안한 친구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사이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탈출을 한 오늘, 중년의 아줌마가 가지는 잠시잠깐의 삶의 여유이다.

  한참이나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에 감동하며 걷다보니 배가 출출해져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상호가 '낙원식당'이다. 낙원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계룡산의 명물인 산채비빔밥과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음식이 준비되는동안 주인장은 도토리묵 한 접시를 덤으로 내왔다. 다이어트에 좋다는 야채가 듬뿍 들어 있는 도토리묵 한 접시를 서로 권하며 금세 다 먹어치웠다.

 

 



계룡산 명물 산채비빕밥

 

잠시 후 산채비빔밥과 해물파전이 나왔다. 산에서 채취한 고사리, 도라지, 표고버섯 등 갖은 나물이 들어간 밥에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며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만큼 환상적인 산채비빕밥이 완성된다. 아줌마답게 터프하게 한 숟가락씩 푹푹 떠서 먹다보니 비빕밥 한 그릇은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인심좋은 주인장이 타주는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입가심하고 나니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등따시고 배 부르면 그곳이 천국이라' 했던가! 빵빵해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행복했다. 

  기념품가게를 지나오며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 기념품마다 눈도장을 찍어본다. 주차장 가까이에 오니 군밤장수와 산나물을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진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유난히 머리가 하얀 할머니의 치맛자락만한 노점에서 더덕을 샀다. 한사코 사양하는 친구에게도 더덕 한 봉지를 건넸다. '오늘 저녁 반찬은 더덕구이! 친구와 나는 합창을 하며 웃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의 나들이를 끝내고 친구가 가지고 온 친구의 애마(자가용)에 몸을 실었다. 미끄러지듯 주차장을 빠져 나온 차가 변두리 도로를 한참이나 달려 도심으로 접어들었다.  오늘의  나들이로 친구와 나는 한참동안이나 추억에 젖을 것이다. 계룡산 자락의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계곡물을 생각하며..............'

 

 

 

 

 


박영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