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바로 '처서'에 동료들과 함께 '비엔나미술사박물관전'를 보러 덕수궁(경운궁)에 갔었어요. 오스트리아 국립박물관에서 온 15-17세기의 '합스부르그왕가의 소장품들을 하나 하나 눈여겨 보고 왔답니다. 합스부르그왕가는 황제의 왕통을 이어가기위해 가문내 결혼을 성행시킨 가문인데 왕가의 소유 6,000여점중 엄선된 작품 64점이 한국에 왔습니다.
박물관장님께서 손수 한국을 방문하여 세미나를 통해 전시작품들을 설명해 주시기도 했는데요.
수프리겔의 '막시밀리언 1세'라는 작품을 보면 합스부르그왕가는 턱이 길고 앞으로 튀어나온 얼굴이 유전된 듯 하네요.
전시작품중 주목받는 작품들을 소개하면,
첫 번째 작품은 루벤스가 그린 세 미녀의 나체 모습인데 제목은 '시몬과 에피게니아'.
시몬이 우연히 잠든 에피게니아를 보고 반했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인데 세 미녀의 우윳빛 몸매와 꿩, 공작, 원숭이를 비롯한 과일들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화폭에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를 담은 루벤스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명작입니다.
두 번째는 초상화로 데너의 '늙은 여인'이라는 작품인데요. 노인의 주름과 모공뿐 아니라 목에 두르고 있는 호피가 손에 만져질 듯 실감나는 그림으로 마치 이백만화소 디카로 찍은듯 섬세한 그림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벨라스케스의 '흰 옷의 어린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는 5살의 왕녀 모습을 그렸는데 마르가리타 테레사는 벨라스케스의 다른 작품 '시녀'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다른 인물들과 함께 그려졌는데 이미 2살때 삼촌인 레오폴트 황제와 약혼이 되어 있어
그녀의 자라는 모습을 황제에게 보이기 위해 3, 8살때 모습이 그려졌다고도 합니다. 궁중화가였던 벨라스케스는 그녀가 입은 드레스의 질감을 섬세한 붓질로 나타내 멀리서 보면 광택이 나는 드레스의 질감이 그대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이 전시는 9월 30일까지 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 성인 12,000원, 청소년 9,000, 어린이 7,000원이며 작품설명은 10:00, 11:00, 12:30, 14:00, 15:00, 16:00, 17:00, 18:30입니다.
실내에서 사진은 절대 찍을 수 없기 때문에 7시에 마지막 설명을 해 주시는 도슨트의 설명을 한 시간가량 들은 후
4실부터 시작해서 거꾸로 훑어 가며 눈에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작품들을 감상했어요. 8시 30분 마감시간을 알릴 때까지 아주 꼼꼼히 보았죠. 입구에서 몇 번 사진을 찍었는데 관람객이 감동하셔서 그런지 손이 많이 떨려 사진이 마치 '유령'
같네요. 그랬더니 그 분의 따님이 다시 찍어주더군요. 이만하면 '비엔나'가서 찍어온 사진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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