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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초등학교의 올해 마지막 파티(Kleine Party)


BY kyou723 2008-01-12


* 큰 아이 초등학교 현관문 앞의 크리스마스 트리

연말연시와 맞물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독일에서 가장 큰 축제이자 명절이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에겐 겨울방학이 따로 있지 않고, ‘크리스마스 연휴’라는 명목으로 3주 정도 집에서 쉬게 된다. 물론 연휴 동안에도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요리교실’ 등이 있어 완전히 집으로 올인하는 느낌은 덜하다.

연말의 절정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학교에서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노래를 배우고, 텔레비전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산타클로스가 자주 등장한다. 원래 산타클로스는 독일의 ‘니콜라우스’라는 이름의 어린이를 보호하는 성인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니콜라우스의 ‘-라우스’에서 ‘산타클-라우스’로, 그리고 우리에게는 ‘산타클로스’로 변형되어 불리워졌다.


* 아이들의 책상에 놓여진 크리스마스 테이블


*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먹을 파티음식-너무 조촐하다 

12월 17일 오후 3시, 큰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작은 연말파티가 열렸다.

종종 학교에서는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작은 파티가 열리곤 하지만, 12월은 크리스마스와 맞물려 유쾌한 기분을 만든다.  음식을 준비해온 부모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학교 선생님들이 준비한 것 같았다.

테이블에는 과일과 음료수,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젤리, 크리스마스 초콜릿이 놓여져 있다. 파티라고 해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하니 기대하고 갔는데 그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연계활동과 같았다.

먼저 부모들과 선생님이 티를 마시며 교제의 시간을 갖고 아이들은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접시에 담아 자연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이후엔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의 창작활동이 이어졌다. 창작활동이라 해야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창문에 붙이는 종이트리 만들기, 각종 트리장식과 기타 종이접기 등이었다.


* 모래 비슷한 도구 속에서 채를 사용해 숫자와 알파벳을 걸러내는 놀이


 * 큰아이 담임선생님- 상냥하고 예쁜 우리 아이 선생님


 * 큰아이가 선생님을 무지 좋아한다


 * 큰아이랑 친한 친구, 데리아


 * 오늘 만들 크리스마스 카드와 크리스마스 관련 놀이


 * 열심히 카드에 붙일 그림에 색칠하는 큰아이


 * 이곳 초등학교 아이들의 가방은 너무 크다.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선생님이 준비한 종이에 색칠을 하고 가위로 오리고 열중이다. 창작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크리스마스 동요가 흘러나오고 교실 안은 어느새 흥얼거리는 합창을 하게 된다. 이후 이어진 순서는 아이들이 모두 나와 선생님과 수업시간에 배웠던 노래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노래와 그림그리기로 하나가 되고.... 자유롭게 먹고 마시고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 교실 유리창 모습- 아이들의 작품이 붙어있다.


 *아이들의 사물함


 * 교실풍경- 아이들이 만든 작품

교실 안의 작은 파티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점은, 부모들이 한결같이 조용하게 자신의 아이들에게만 집중하며 함께 창작활동을 돕는다는 것이다. 보통 엄마들이 모이면 수다스러울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아이들과 조용히 카드를 만들고, 그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흐르는 교실의 현장.

선생님은 중간중간 아이들과 부모들 사이에서 지도를 하거나 조언을 던진다. 무료하리만치 조용하고 평온한 연말의 교실파티. 그 속에서 생활의 연속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학부모들과 아이들...  경건하기까지 한 이들의 연말 크리스마스 파티가 생경스럽다.


박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