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요리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시골 부뚜막 요리도 있겠지만 특별히 크게 발전한 느낌은 없어보인다.
우리의 김치가 입맛을 타고 조상대대로 내려오면서 그 본연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듯이 말이다.
그래도 그렇지. 우리 같은 한국인들에게 있어 요리라고 보기에는 다소 민망한 소시지나 감자 등이 주 메뉴이자 요리라고 그들은 당당히 말한다.
그들의 전통적인 요리는 소시지와 아이스바인이라고 불리는 돼지 허벅지살 요리, 감자, 자우어 크라우트, 검은 빵 등이다. 이 요리들은 독일의 지형적 특성과 환경을 잘 견디게 해주는 독일을 느끼게 하는 요리이다.
이방인이 그 나라에 살려면 무엇보다 언어가 중요하며, 그 이전에는 음식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풍토병이나 기타 그 나라 특성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나라 사람들이 주로 먹는 음식을 먹어야 견딜 수 있다는 논리다.
나의 경우, 건강 때문에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았는데 이곳 독일에 와서 제법 커피를 입에 달고 산다.
물론 질좋은 커피로 내려먹는 향긋함이 즐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낮은 기압을 견디기 위해서는 커피가 제격이라고 추천해서이다. 특히 초콜릿 등도 그런 이유에서 거부하지 않는다.
그래도 독일요리는 왠지 모르게 2% 빠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외식을 가더라도 독일 레스토랑은 자주 가지 않는 편이다. 물론 외국 관광객들이 베를린은 음식을 푸짐하게 준다는 소리를 하긴 하지만, 뭔가 허전함이 느껴져서 집에 와 김치에 밥을 얹어먹어야 시원한 느낌이 들곤 했다. 물론 가끔 바람 쐴겸 레스토랑을 찾긴 하지만....
얼마 전에도 베를린 시내인 쿠담거리의 독일 레스토랑에서 가족과 함께 외식을 했다.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고 먹지 않는 큰 딸 녀석과 레스토랑 문을 나서며 곧바로 배고프다는 소리를 하는 둘째딸 뚱이녀석의 앙탈을 보면서 쬐끔은 후회를 했다.
그래도 그윽한 엔티크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독일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이국적 정취가 난 무척 맘에 들었었는데...
밥도 안먹고 사진 찍느라 다른 식구들에게 내 음식을 빼앗기긴 했지만, 그래도 간만에 맘에 드는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 든다.
이른 저녁시간대라 손님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홀 전체를 빌린 듯한 착각과 함께 앙증맞고 고풍스런 소품들이 뿜어내는 유혹에 전율을 느낀다.
들어서자 느껴지는 고즈넉한 엔티크 분위기에 압도당하고~~
벽면에 붙여진 사진들이 독일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레스토랑이다.
창가에 놓여진 조화에서도, 깔끔한 전등갓에서도, 창문의 문양에서도~~~
독일의 겨울은 무르익지만..............
예약석이라 꽂혀있는 좌석이다. 푹신한 소파가 편해보인다.
우리 옆 테이블의 모습이다.
친절한 종업원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색연필과 그림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 아이들, 독일식 하우스에 색깔을 칠하고~~
무슨 사진이 이렇게 붙어있는지... 가만 보니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보이고~~
우리 테이블을 비추는 전등이다.
연한 불빛이 낭만적 분위기를 풍긴다
이 걸려진 놈이 가장 탐이 났다. 옷을 걸어놓는 옷걸인데, 장식이 엔티크하다.
옷 걸어놓기 영 무색하게 만드는 예쁜 옷걸이~~
독일음식이라는 것이 영 보기에 그렇다. 물론 맛있는 요리도 있지만....
인도소스에 닭고기 안심살을 곁들인 요리다.
아무거나 잘 먹는 내 입맛에는 맞는데, 아이들이 영 싫어하는 눈치다.
날생선을 소금에 절여 소스에 범벅한 요리...
독일 요리에 빠지지 않는 감자와 함께...
정말 김치 먹고 잡당~~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았다. 보시다시피 28.60유로가 나왔다.
팁까지 포함해 30유로를 건넸는데..
너무 간단하게 먹은 느낌이 드네~~
팁을 너무 적게 준 것 같아 뒷통수도 따갑고~~ㅋㅋ.
주방의 모습이 화려하다. 사장님이 전화를 하고 있는 순간...찰칵~~~
빙그레 웃었는데, 앵글에 잘 안잡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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