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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2)-①홍도,그 섬에 가고 싶다


BY myho2 2008-07-03

 

 

홍도!

해질무렵이면 노을에  붉게 물들어 홍도라 불리운다는  섬!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쪽빛바다와 기암괴석의 섬,그 수려한 경관을 꿈꾸며 목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용산에서 저녁 6시무렵  목포행 KTX를 타고 출발하여 3시간 남짓 달렸을까? 처음으로 내딛는 목포에의 첫걸음에 살짝 흥분하며 여객터미널이 가까운  숙소 신안비치호텔로 이동하며 어둑한 바다위로 찬란히 빛나는 고하도의 조명띠를 바라보니  가슴조차 더불어  영롱해진다.. 여객터미널에 가까운 호텔로 숙소를 정한것인데 2인기준, 조식포함하여 1일 10만원정도의 숙박료가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울 4식구 이틀자니 숙박료만도 만만찮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바다.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내다보며 찍은 것인데 한마디로 멋져부러~~~! 길게 허리를 낮추며 구불거리는 저 섬들은 고하도~~!! 내가 흠모해 마지 않는 이순신 장군이 무시로 머물며 왜란을 평정하시던 작전지이기도 하다.밤이면 호텔뒤 유달산의 조명과 짝을 이루며 그리 멋질수가 없다.

아! 정말 ~남도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7시 50분 홍도행 페리 시간에 맞추기위해 이른 아침을 먹고 호텔에서 터미널까지 울 4식구 걸어갔다.걷는데 이골이 난 울집이라서 가능한 일인지도....유달산과 바다를 양옆에 끼고 인적드문 아침 길을 산책하듯 걷노라니 돌멩이 하나, 풀한포기까지 다정스럽다.페리승선은 사전에 예약이 필수이고 (동양페리 061-243-2111,남해페리 061-244-9915),수고를 덜고 싶다면 여행사에 위임하여 여행하는 것도 편한 방법이다.400~500명 정도가 타는 페리 몇척이  하루에 2번 운행되고 있다.(7시50분과 13시20분) 2시간 30분 정도 배를 타고 홍도에 도착...
자욱한 안개가 섬을 뒤덮고 있어 전망대에 오르니 하늘위에 둥둥떠있는 듯한 홍도의 보일락 말락한 모습에 잠시 애도 태웠다.

갑판위로 나서니 쨍쨍 내리쬐는 따가운 햇빛에 더할 수 없이 맑은 날씨인데 유람선을 타고 도는 홍도의 기암절벽위로 한번씩 신비로운 안개가 자욱하다.포말을 남기는 뱃전에 서서 안개속으로 사라지는 물길과 바위와 산들을 바라보며 그 수려한 풍광에 황홀해진다.

홍도관문인 홍도1구 항에서 시작해 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바퀴 도는데 남문바위,촛대바위,칼바위,독립문 바위,원숭이 바위,거북이바위,주전자 바위등등 각종 전설과 재미난 모양으로 생긴 이름의 유래를 유람선 가이드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들으며 가니  두시간여가 넘는 투어가 어찌 끝난지도 모르게 휘딱 지나간다.

정녕 신비의 절경...홍도....이어라!

비경(秘境)에 홀려있다 문득 영화 "킹콩"의 한 장면...킹콩이 살던 고대 정글 해골섬으로 다가가는 착시현상이.. 안개효과 제대로다.^^*쿠궁..쿠궁....머릿속에선 간떨어질 배경음악 한 자락 모셔오다 ...안개가 스윽 걷히며 다시 명랑하게 다가서는 산하를 바라보니 좀 머쓱한 느낌. 수직으로 내려 꽂히는 태양아래 활짝 팔벌린 쾌속선 옆으로 작은 배 한척이 다가온다.무엇이랴?...............궁금궁금,내려보니.

 

 투어 도중 작은 고깃배들이 유람선 옆에 잠시 정박하여 즉석회를 파는데 홍도에서 점심으로 회와 매운탕을 먹고 온지라 아저씨들의 현란한 손놀림만 잠시 쳐다 보았다.소주와 곁들여 선상에서의 즉석회를 즐기시는 분들 참 많다.^^*

시드니 항에서의  송아지 고기 스테이크로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크루즈가 생각나며 회를 좀 더 근사하고 편하게  먹으며 관광할 수 있는 그런 여행상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단 생각.홍도의 천혜(天惠)  절경은 시드니 항의 인공미를 100%능가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나만의 것일까?

여의도만한 섬이라지만 돌하나 풍란 한 포기 동백 한그루조차 다 천연기념물인 이 섬이 가지는 강점을 잘 보듬으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터인데.....

홍도에서는 모든게 자연산이다.기후상 양식을 할 수가 없단다.점심으로 주인 아저씨가 직접 잡은 회와 매운탕을 먹었는데 맛있다가 절로 나온다.밑반찬이나 예쁜 상차림은 살짝 눈감아 주시고...ㅎ. 너무나 유유자적한 아저씨땜에 성질 급한 관광객들 예서 제서 빨리요 빨리 노래가 나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찰떡같은 대답던지고 함지박만한 웃음 던지며 천천히로 일관하시는 쥔장을 보니...그 여유로움에 나도 털썩 웃음 던졌다.^^*


홍도의 낙조를 보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1박을 해야하니..아쉬움을 남겨두고 후일을 기약하며 마지막배(15시 50분)를 타고 목포로 돌아왔다.

안개의 흔적을 슬며시 털어버리고 에메랄드빛 바다위를 유유자적하는 유람선...!
몽유도원을 거닐듯  쪽빛바다와 자욱한 안개사이를  꿈꾸듯 떠다니다.....



돌아가는 승객들로 만원인 항구에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20여분을 지체하는데 끝까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홍도!

내 머리위론 태양이 이글거리고 있건만 바다엔 어느새 자욱한 안개가 구름처럼 드리워지고 , 물결위로 스치듯 조각배하나 흘러가는 모습이 너무나 근사하다.서둘러 찰칵 눌러댄 셔터...! 사진을 잘 찍을 줄 모르지만 그냥 나 보기에 아련했던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되돌려주는 귀한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다. 

꿈같은 뱃길을 유람한 후,그래서일까?  돌아오는 페리안에서 사람들 , 멋진 홍도를 진짜 꿈으로 갈무리 하시는듯....ㅎ

 



김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