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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나의 바람


BY 사교계여우 2019-11-07

그런 때가 있었다. 나는 시험에 떨어졌지만, 그냥 그대로 멈추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고.

그냥 놀고 먹는 고시생들과는 영 다르다고.

근데 지금은 그게. 더 잘 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 같아 속이 상한다. 어이가 없어.

커피타임에서 일할 때 였던 것 같다. 당황스러웠더. 서령이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일같지도 않은 일을 시작하는 바람에 장례식장에 있지도 못하고 왔다갔다 하느라 정말 많이. 피곤했다. 게다가 덕호 일까지 생겨서 정말 바스러지는 날들.

아무 쓸모도 없이 이렇게 내쳐져 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 나는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오늘도 낮잠을 3시간이나 자고. 자는데.일어나야 하는데 눈이 떠지지 않아서 그 상태로 계속 잤다. 결국는 6시가 다 되어 일어나고 날은 저물고 있고, 나는 새로 산 벤타 밑에서 잘만 잤지만, 이건 뭐 하는 짓인 가 싶어 너무너무 한심했어.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내 탓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혼자 이렇게 푸는 데 집중 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누가 그렇겠어.

그냥 이대로 이렇게 주부로 남는 것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작정한 토기의 모습이라면 받아들여야 하는데, 왜 이렇게 어렵고 아프기만 한 지 모르겠다.

임신을 바라는 것은 내가 이렇게 먹고 자고 놀고 하는 것이 다 아기를 위한 것이라고 위안삼고 싶어서 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