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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중독 남편땜에..


BY 구름 2000-09-13

안녕하세요?
음~
전 결혼 11년차인 주부입니다.
벼락치기 중매결혼을 했었고, 힘든일 무쟈게 많았지만 그럭저럭 살아오다 몇년전 경제위기에 남편 역시 직장을 잃었습니다.
남편은 학창시절엔 수재 소리 듣던 사람이었는데 사회란 곳이 어디 만만한 곳인가요. 자신은 하느라 힘껏하는데 일이 잘 풀리질 않는 그런 스타일의 사람입니다.
전 그간에도 힘든일 많이 겪었지만 요즘 '악'하는 비명을 가끔 지르고 싶어져요.
남편이 알콜중독인거 같거든요. 아니 90퍼센트는 맞아요.
너무 힘드네요.
갈수록 허언만 느는 남편이 정말 미워집니다. 지금 이년째 같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24시간 영업하는 곳이라 아르바이트 외에도 교대근무를 해야하죠. 11살된 아들 하나가 있는데..
남편은 한달 기본 두번은 술마시는 주기로 접어듭니다.
한번 마셨다하면 최소한 일주일은 일을 팽개치고 소주 마시다 잠들고 깨면 마시고 하는 생활을 합니다.
저라도 집에 있어서 먹을거라도 챙겨주면 덜하겠지만 가게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보니 잘 챙겨줄수가 없는 형편이구요. 그나마 아르바이트가 있을땐 하루 한끼 정도는 제가 챙겨서 먹이는데.. 아르바이트가 들쑥날쑥이거든요.
지금도 27시간째 혼자 가게 보던 중이랍니다.
남편은 가게서도 술을 마셔요.
전 그게 싫어 집에 들여보내고 ..
자신의 몸이 특별히 아픈 증상이 나타나야 술먹는걸 멈춥니다.
예를 들어 배탈이 났다던지..
감기가 걸렸다던지..
술 마시지 않겠단 말 골백번도 더하죠.. 그러나 저만 피해 술을 마십니다.
술을 마시고 나면 세상 모든게 분노의 대상이 되는거 같아요.
아무나 시비를 걸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알콜중독에 관한 의사의 견해를 보면 울 남편 같은 경운 입원치료를 해야하는걸로 나오더군요.. 그러나 넘 불쌍하잖아요.
아들도 그렇고..
부모 형제도 소용없어요. 그때 뿐이거든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악'소리를 지르고 싶어요.
이래서 가출하는 사람이 생기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 내나이 사십..
계속 이렇게 살아야하는건지.
자신의 의지가 없으면 안된다던데.. 울 남편은 술끊을 의지는 없는거 같아요. 술앞엔 너무 무기력해요.
특이한건 어떤 문제가 아주 작은 문제라도 생기기만 하면 바로 술을 마시기 시작하죠.
생각하기 위해 마신다나요.. 핑계..
그간의 사회생활이 사람을 거칠게 만든거 같아요. 사람이 순하면 대접을 못받는다나요?
사실 남편은 성격이 매우 유순한 사람인데 요즘와서 술땜에 많이 변하는거 같아요.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소주를 하루에 대여섯병..
것도 매일..
이성을 마비시키는거 같습니다. 창피한거도 모르고..
정말 어떻게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아무도 이런 내용을 올린 사람은 없더군요.
나만 이런 경우를 겪는건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럼 행복하세요.
참 남편은 술먹는 그 기간이 지나면 너무 성실한 사람의 자세로 돌아옵니다. 자신의 몸에 탈이 있으면 한달도 술을 안먹어요.
그러다 나아간다 싶으면 다시 시작하구요..
여러분은 진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