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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도피처?


BY 볼록이엄마 2000-09-13

저희 선배 남편은 더해요. 술을 일종의 도피처로 생각하는 거죠. 방송국 공연기획 PD였는데 지금은 나와 개인적으로 공연기획을 하죠. 어린이물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사람이에요. 제목만 들어도 다 아니까. 하지만 잇속이 없어서 빗더미에 앉았어요. 1억인가 2억인가를 퇴직금으로 받았는데 빚잔치하고 있던 집도 날렸어요.
빚쟁이들한테 재판 걸리면 며칠이고 증발해서 술만 마시는 거예요. 솔직히 한겨울에는 걱정되잖아요. 어디서 술마시다 쓰러져 자면 어떡하나. 그런 식으로 힘든 일만 생기면 아무튼 보름이고 한달이고증발해서 술만 마신답니다. 물론 몸에 탈이 나거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해결되었다 싶으면 돌아오죠. 이혼을 수도 없이 생각했는데 나아니면 누가 데리고 사나 싶어 계속 데리고 산답니다.
주변의 의사들은 그 정도면 모두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난리예요. 하지만 우리나라 남자들 병원에 잘 갑니까. 그것도 신경정신과에요.
종교에 힘입어 개과천선하는 수도 있지만, 한번 상처를 받으면 그게 쉽지가 않나봐요. 선배도 남편의 의지력만 믿다 요즘은 작전을 바꿔서 병원에 데리고 갈려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쉽지는 않나봐요. 맨정신일 때는 그래, 가야지 하면서도 절대로 안 간다네요.
주변(정신과 의사가 선배 동생) 얘기로는 술 절대로 혼자서 못 끊는답니다. 그리고 정신적인 외상에 의한 것은 병원에만 데려가는 것으로 50%는 치료되는 거래요.
선배의 경우가 도움이 되었는지...아무튼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