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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치매의 날이었네요


BY 철없는딸 2000-09-21

저녁늦게 신문을 보다보니 오늘이 치매의날이었네요.
전 저의 친정아버지가 치매시랍니다.
병을 알고 이제 겨우 3년이 지났네요.하지만 그리 심하지는
않으시지만 아주 서서히 나빠지시는 모습이 눈에 뵈네요
수에 관한 개념이 없으시거나 또 강박증, 우울증,건망증...
이제 환갑을 지내신지 몇해되지도 않으셨는데
병때문에 모든 친구분들과도 서서히 연락을 끊으시고
혼자서 고립된채 지내신답니다.

4년전 친정어머니께서 아버지가 이상하다고,
치매증세인것 같다고 하셨을때 저는 말도 안된다고 하며
지나쳤는데 결국 어머님의 판단이 맞으셨더라고요.
그후로 별 걱정이 없던 저의 친정은 어머님의
한숨이 가득하네요.더한 경우를 예로들며 위로해드리지만
하루종일 돌봐드리는 어머니께는 큰 위로도 안되더군요.
아주 심하지는 않다하지만 벌써 정상적인 생활이 힘드시니까요.
전 그냥 넋두리만 들어드리고 또 위로해드리고...

가끔 딸네 집이라고 오셔서 한동안 계시는데
처음 마음과는 달리 나중에 며칠이 지나면 제가
아버지께 짜증을 내기도하고 그런 제자신에 죄책감과
우울함으로 울기도 한답니다.별로 해드린 것도 없이...
왜냐면 저의 아버지는 저희들께는 인자하셨지만
오래전 어머님을 무척 맘고생 시켜드렸거든요,
다시 그때를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요.
이제는 나이드시고 약한 아버진데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니까
그때 기억이 떠올라 아버지에 대해 원망도 생기고
화도 나고 뭐라 설명할수가 없더라고요.
속이 상해도 누구에게 떳떳이 말을 말할수도 없고
저의 아버님 집안중에서 처음 일어난 병이지만
요새는 가족력이 있다고 그러니 저의 어머니는
저희들때문에 이제 주위에 말하기가 더 조심스럽다고 하시네요.

며칠있으면 또 아버지가 다녀가실텐데 벌써 마음이 무겁네요.
이래서 내리사랑인가 봅니다.
여지껏 절 이리 부족함없이 키워주셨는데
이제 병든 아버지의 모습을 뵙는것도
힘들어 하는 못난 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