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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이럴수가.....


BY 직무유기 2000-09-22

오늘은 중1 우리아들이 소풍가는 날이었어요. 애나 어른이나 소풍이라면 들뜨고 흥분되는거 아시죠? 어제 오후부터 내일은 일찍 가야 된다며 6시40분까지 도시락 싸는거 잊지말라고 두번 세번 확인하며 당부했는데 ......

전화벨소리에 후다닥 일어나보니 6시 50분..
아들친구가 약속시간에 안나오니 전화한거였어요.

통화할 겨를도 없이 아들깨우고 아들은 얼굴에 물세번 찍어 바른듯 만듯 옷주어 입고 달리고 난 돈 5천원 쥐어주며 가다가 김밥사가라고 ...

고물 자명종시계를 두번씩 확인하고 6시에 맞춰두고 잤는데 그게 안울린거 있죠? 다른방법도 많았는데 핸드폰도 있구...

아들한테 미안해서 잘 다녀오란 말도 못했어요. 가다가 김밥은 샀는지? 나때문에 좋은 소풍기분 다 망치고 하루종일 짜증만 내는건 아닌지? 맘이 편치 않아 바늘 방석입니다.

이런 엄마가 또 있을까요?
뭐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거 같아 부끄럽고 우울합니다.
그래서 아줌마 방에 왔습니다. 위로받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