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79

들국화님 한번만 읽어 주시겠어요?


BY 파자마 2000-09-29

들국화님 글을 읽고 정말 많이 공감했습니다.
제 얘기를 써볼께요. 조금만 읽어주세요.

전 97년 결혼하고 처음으로 시댁에 갔어요 물론 한복입고요...
아버님이 안계셔서 전 아주버님이 내려오실줄 알았는데 시어머님 혼자 계시더군요.
늦게 시누이가 가족과 같이 서울에서 오셨더군요.
참고로 전 손위 시누이가 넷, 아주버님한분 결혼안한 도련님 한분..

98년 첫 설날 손위동서가 눈이 아프다며 시댁에 오지 못한다더군요. 아무것도 해본적 없는저는 그냥 열씨미 했습니다.
만두도 빚고 부침도 하고...
결혼하고 첫시어머님 생신.. 물론 손위동서는 또 못온다더군요.
전 금모으기해서 판 금값 70만원중 40만원으로 장봐서 혼자서 시댁가서 무지추운 시골에서 시골 어른들 다 모셔다가 시어머님 생신상 혼자 차렸습니다.

손위동서요? 어머님이 LA갈비 좋아한다고 보냈더군요.
딱 냉면그릇 두그릇으로... 그래도 우리 시어머님 큰며느리가 고기 해 왔다고 하더군요.

98년부터 2000년 지금까지 시댁제사에 단 한번 왔답니다.
그 제사에 와서도 동서 고기는 어떻게 재워야하지?
맏며느리인데 물론 맏이가 다 하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서 둘째인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

운전할 줄 안다는 죄로 전 아무때다 다갑니다.
시어머님이 하라는건 아닌데 강요하는건 아닌데도 큰며느리고 안하는데 저까지 그러면 우리 시어머님이 좀 안되어 보여서요..

99년 시어머님 생신때는 서울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전 임신 5개월된 좀 덜무거운 몸으로 서울을 갔답니다.
둘째 시누이 집에서 시어머님 생신을 했는데 거기에 큰아들도 큰며느리도 아무도 안오더군요.

2000년 시어머님생신은 시누이 두분이 다 하셨어요.
전 설겆이만 하고요.
이런 동서아래서 사는 전 정말 힘들어요.

남편이 누나들한테 돈빌려준것 가서 받아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그런 동서하고 같은 집안으로 시집왔답니다.
저요 가진건 없어도 그리 막되어 먹은 사람은 아닌데...

들국화님
전 시누이들이 참 잘해주어서 손위라서 그런지 제가 마냥 어린애 같기만해도 그래도 동서때문에 그 잘해주는 부분도 묻힐때가 다반수입니다.

우리 시집온 며느리 입장에서 같은 공감대인 며느리 입장에서 조금 이해하면서 그렇게 살아요.

이젠 전 맏며느리 신경안씁니다.
안오면 안오는거고 오면 와서 일하는거고..
이번추석도 물론 저 혼자서 다했답니다.
그 덕택에 우리딸 감기를 아직도 달고 있습니다.
기관지염으로 번져서 후두염에 이르기까지 열 39도에 이르면서 정말 화가 극에 달했답니다.

있죠.. 우리 힘내요.
여기 이렇게 마음적으로 힘이 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행복한 가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