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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결혼할뻔 했던 그 얼굴큰 오빠.


BY 공주 2000-10-27

우리 동네에 나랑 결혼할수도 있었던 머리통에 비해 얼굴이 큰 오빠가 있었거든요. 치과의사였지요.
그 집 엄마가 좀 심하게 사이코인데, 은근히 저를 며느리감으로 찍고 우리 엄마를 쿡쿡 찔러되고는 했어요. 전 단 1초도 그 오빠에게는 마음이 없었어요. 우리 엄마도 시어머니될 사람이 심한 사이코이고, 신랑될 사람이 머리통에 비해 얼굴이 너무 커서 어디 데리고 다니기 창피하다는 이유로 별 마음이 없었고요.

세월이 흘러......
일관계로 그 오빠를 몇번 만났어요. 참 자알--- 살더군요.
치과는 성업을 해서 동네에서 칭송과 부러움이 자자하고, 와이프는 약사인데 박사학위하라고 학교로 보내고, 사이코 어머니에게서 와이프를 보호하기 위해 멀리 이사를 해서 살고있고, 알고보니 그 오빠, 참 자상하고 착하고 능력있는 남자더군요. 와이프는 눈도 짝 찢어지고 코도 납작하고 키도 작고 목소리도 이상하고...... 그래도 대우 잘 받으면서 번지르르.........

....... 추진하던 일 망하고....... 쫄딱........ 먼지가 통통나려고 폼을 잡는 통장을 바라보며..... 이제 길이 없구나...... 할수없이 다시 취직을 하기위해 이력서를 다시 정리하면서...... 그 오빠 생각이 나네요....... 마음이 우울......

자기야..... 미안해......
너도 나한테 미안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