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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없으면 허전하냐고 글 올렸던 사람인데요!


BY 순둥이 2000-10-29

제 글을 읽고 이처럼 많은 분들이 의견을 올리실 줄 몰랐습니다. 역시 자식 문제는 우리가 쉽게 결정지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닌가 봅니다. 여러분들이 올리신 글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 글의 내용이 오해의 소지가 있었나봅니다.

제가 아들이 없으면 허전하냐고 한 글은 꼭 아들을 낳아 유세를 하고 싶다거나 며느리 덕을 보고자 뜻한 건 아닙니다. 저도 오빠가 있고 언니가 있어서 여자에게 같은 동성이 그리고 딸이 얼마나 엄마에게 힘이 되는지 잘 아니까요. 전 단지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남편에게도 내가 느끼는 그런 동성 자식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나도 딸이 있어 행복하니까 남편에게도 그런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쓴 글이랍니다.

그리고 제가 결혼 전에 부모님이 모두 불치병으로 아프시고 병원에서 몇년간 수술과 입원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솔직히 딸과 아들이 할 수 있는 효도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다시 말해 서로의 몫이 있다는 거죠.

이 말에 또 흥분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우리가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의 느낌이 다른 것과 같다고 할까요? 같은 일에도 서로 위로하는 방법과 말이 다르잖아요. 뭐 그런 거라고 해두죠.

저는 다만 듣고 싶었습니다. 아들이 좋다, 딸이 좋다가 아닌 그저 아들만 키우는 집, 딸만 키우는 집, 그리고 딸아들 모두 키우신 분들의 솔직한 얘길 말이죠. 이 코너에는 누군가의 설교나 이성으로 인지하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자 토론하고자 글을 올리는 건 아니잖아요. 같은 처지(아줌마라는)에서 살아가는 동지끼리 우리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로 의지도 하고 힘도 얻을 수 있는 그런 곳이잖아요. 전 여러분들의 글 속에서 이글을 읽으면 그래 맞아, 저 글을 읽어도 맞아, 다 이해가 되더군요. 제가 먼저 말씀드렸죠? 그 사람이 처한 처지는 그 사람만이 안다구요. 단지 추측할 뿐이죠.

마지막으로 제 글에 충고를 아끼지 않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어떤 선택을 하든 주어진 여건 속에서 행복하게 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