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41

응답들이 너무 삭막합니다.


BY 바가지 2000-12-06

저는 아컴에 자주 아니 거의 매일옵니다.
속상해도 읽어보고 아줌마가본세상도 읽어보고 중매장이, 아가씨아줌마에게도 다 읽어봅니다.
할일이 그렇게 없냐구요?
일이 없을때도 있고 매일읽다보니 재미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자주 읽다보니 속상해의 사연은 서너가지분류로 나눠지더군요.
저한테는 세상에 둘도 없을법한 기막히고 절절한 사연인데 막상 와보면 비슷한 사람들도 아주 많아서 위안도 느끼고.....

거두절미하구요. 요즘 속상해코너를 읽다보면 눈쌀지푸려지는
응답이 너무도 많다는겁니다.
속상한 사연은 이렇게도 해석할수 있고 저렇게도 해석할수 있는건데
이상하게 응답은 한쪽방향으로 몰아져서 줄줄이 올라올때두있고
'그것두 속상하다구 말하는거냐' 가소롭게보는 응답도 많습니다.

저두 읽다보면 글쓴이의 잘못된행동이나 마음가짐이 보일때도 있습니다. 그럴땐 참속상하시겠어요 그치만 그렇게 행동하지는 마시구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하면서 제의견도 올려봅니다.
편지를 쓸때는 형식이 있습니다.
누구에게 인사말 하고싶은말 끝인사 ?E붇일말...

요즘은 잘못된 행동을 꼬집는 말이 너무도 살벌하니까 글올린사람이
스스로 삭제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속상해서 올린글을 더속상해져서 삭제하게 될수도 있습니다.
다 아는 얘기지만 그래도 마음편한 사람 붙잡고 신세한탄 한번 해볼
려구하면 그러길래 처음부터 말리지 않았느냐, 니가 버릇잘못 들였다 하면서 퍼붓기만 할때(저두 다 알죠, 제가 잘못선택했고 잘못행동
했다는걸) 다 맞는 말이지만 더 속상해집니다.
부모자식이나 형제간이라도 속상해지는건 똑같습니다.

유난히 아들딸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속상해 코너가 바빠집니다.
누구나 아들아니면 딸이있기에 모든사람의 공감을 얻기 때문인가
봅니다. 사촌여동생과 언니가 내년 7월 같은달에 둘째들을 낳게
됩니다. 여동생은 위에 딸이 있어서 밑으로 아들을 바라고 언니는
위에 아들이 있어서 밑으로 딸을 바랍니다.
이런바람은 아무런 비난도 받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아들이었으
면 하는바람이나 딸이 한명이나 두명있을때 아들을 바라면 주공격
대상이됩니다. 아들이 하나나 둘있을때 딸을 바란다는 바람은
배부른투정으로 쳐줍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내핏줄을 남기고 우리는 떠나가게 됩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저를 오랫동안 기억해줄꺼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힘든경제력과 불타는교육열 고된가사와육아에 묶여
한점 두점 남김으로 만족합니다. 적은수의 자녀때문에 아들딸 이야기
가 끊기지 않는거 같습니다. - 이건 제의견입니다.

삭막한 응답들을 줄줄이 읽어갈때 전 속상해집니다.
흥, 그럼 아컴에 들어오지 말면 될꺼아냐 하는 응답에 또 속상해질
겁니다. 내맘을 털어놓을 자리가 이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느껴져서
말문을 꼭 닫을겁니다. 속상한마음이 병이 될꺼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