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75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 더 슬퍼서....


BY 죄송한 님... 2000-12-09

결혼을 해서 살아가다보면 정말 별거 아닌일로도 서운한가보다..
하지만 이제막 결혼한지 100일째되는 나에게 오늘일은 정말 서운하다.
오늘은 결혼을한지 100일째되는날이다.하지만 지금 남편은 오늘이 무슨날인지, 또 내가 지금 왜 화가나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난, 지금
남편이 오늘이 무슨날인지 몰라 화가나있는것이 아니다. 그쯤 몰라도
다음에 결혼기념일로 다시 기념하면되니까 그런걸루 남편을 힘들게
하고싶은생각은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정말 화가나는것은...
아침의 일이였다. 지금 나는 임신중(9개월)이라 가끔 친정어머니와 언니께서 집에 들리셔서 아침을 준비해주시곤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
언니가 왠 건강보조식품을 사가지고 왔다. 물론, 친정부모님드릴려구.
언니는 아직 미혼이라 언니가 나대신 부모님께 잘해드리니 감사했다.
그런데 친정어머니께선 나보구 그걸 시부모님 갖다주라신다. 언니역시
곰곰히 생각후에 내가 남편에게 친정부모님께 잘해드리길 원한다면
나부터 시부모님께 잘해야 한다며 그러라고 하셨다. 친정부모님께
정말 죄송했지만 나두 이제막 시집온지라 시부모님께도 잘해드리고 싶고, 시부모님도 나의 부모님이시라는 생각에 그렇게 하기로했다..
이윽코, 남편이 일어날때까지 기쁜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는 일어
나는 즉시 남편에게 "이 약, 오빠가 울 부모님께 잘 하는 모습보고
언니가 너무 고맙다고 시부모님께 전해달라고 하던데요.."라며 흐믓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순간, 난 아침의 기쁜 마음을 잃어야했다..
남편은.." 시골분들이라 이런약 안드셔! 밥이 더 좋은 보약이지,부모
님 같다드려라! 우리 부모님은 이런거 안드신다.."아니, 우리 부모님은 거절당한 약만 드셔야하나? 글구, 어쩜 고맙다는 말보다 그런말을 더 먼저할수있어? 정말 자신이 울 부모님께 잘해준걸로 아나봐?
난 하루종일 기분이 우울했다. 내가 결혼을 일찍한 탓에 부모님은
항상 내가 잘못되진 않을까 걱정하시는분들이신데 여지껏 잘해드리지도 못하고, 난 항상 내 가정의 행복을 위해 부모님을 잊게된다..
그때문에 눈물짓는것은 항상 나였구, 그걸 남편에게 말한적은 없다.
그냥 남편에게 괜한일로 스트레스 주는것 같아서 참고있다..오늘
저녁 남편퇴근후에 여느때와 다름없이 대해주었지만 난 속으로 많이
울어야했다. 얼마나 맘속으로 울었는지모른다. 지금도..그러나 남편
한가로히 TV보며 쥐포를 뜯고있다. 정말 오늘같은날 넘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