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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관련 문제는 어디서........?


BY 꼬마주부 2000-12-24

몇 번을 망설이다 여러분께 자문을 구합니다.

저희 막내외삼촌은 30살 안팎의 소아마비 장애자입니다.
삼촌은 지금 쪼끄만한 전자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요,
그 회사 사장을 어떻게든 혼내주고 싶습니다.

삼촌은 하루 종일 일을 하고 한달에 2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습니다.
정상인 같으면 택도 없는 월급이지요.
보너스, 잔업수당 등등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합니다.
차비는 고사하고 점심도 제공 되지 않고 도시락을 싸갑니다.

그 회사는 장애인만을 고용해서 운영을 하는 회사인데요,
사원은 십여명 되는 것 같습니다.
삼촌은 소아마비라서 몸은 약간 불편하지만 혼자서 생활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정신은 물론 정상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삼촌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전부 장애인이라서 모두 약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사장은 신체건강한 정상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장이 장애인 사원들을 이용해 먹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 외할머니께 삼촌 월급 얘기를 듣고 회사가 어려운게 아니냐고 여쭤보았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펄쩍 뛰시며 일은 그 불쌍한 것들이 다 하고 돈은 사장이 다 갈취한다는 것입니다. 일 년 동안 집을 사고 차도 몇 번 바꿨다고 합니다.

아니, 그것보다도 이 얘기를 먼저 하는게 낫겠네요
KBS에서 하는 "사랑의 리퀘스트" 아시죠?
생활하기 어려운 분들이나 회사를 찾아서 시청자들에게 모금을 하고 그 돈으로 도와주는 프로....아시죠?
그 회사도 그 곳에 나왔었어요.
그 때 삼촌이 TV에 나온다고 해서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봤었지요.
거기서 사장은 마음씨 좋은 사장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일할 곳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 회사를 운영하는, 마치 자선업체 사장처럼 소개가 되었지요. 그리고는 우리 사원들이 이렇게 고생하는데 회사가 알려지지도 않고 사업도 잘 안되서 사원들에게 충분한 월급도 지급하지 못한다고 속상하다는 듯 말을 했지요.
그래서 어찌어찌해서 방송국에서는 몇 천만원(?)의 성금을 지급했고 그 돈은 정말 삼촌을 비롯한 사원들에게 몇 푼이라도 지급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일 원 한장 나눔없이 사장 혼자 삼켰다는군요.
그리고 그 후로 회사가 팽팽 잘 돌아가는데도 변한 건 없이 월급은
10만원대에서 많아야 20만원 안팎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났어요. 연말이었나?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기획형식으로 예전에 도와준 회사나 사람들을 불러서 그 이후의 형편을 들어보는 내용을 방송했었는데 그 때도 삼촌이랑 다른 여사원이랑 사장이랑 같이 나왔습니다. 고맙다는 둥 어쩠다는 둥 몇 마디를 한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요 그 날 사장은 삼촌과 여직원을 아침 일찍부터 데리고 다니고 방송이 저녁 늦게 끝날 때까지 밥 한끼 사먹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차비도 대주지 않았겠죠?

그리고는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었답니다.
삼촌은 다니고 싶지 않지만 막상 나오면 갈 때가 없어서 또 다시 그 회사로 가게 된다고 합니다. 다른 사원들도 몇 번 나왔다 들어갔다 했구요. 그럴 수록 사장은 기세등등 해져서 나갈 테면 나가라, 너네 받아주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지! 하며 아주 볼성사나운 꼴을 한답니다.

삼촌은 여러기관에서 표창장도 많이 받은 우수 장애인입니다.
회사에서도 일을 잘해서 반장인가 뭔가 감투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월급이 그나마 다른 사원들보다 낫답니다. 그럼 다른 사원들은...?
뻔하죠?

그리고는 어느날은 사장이 전화를 해서는 00기관에서 전화가 오면 30만원을 받는다고 하라고 시키더랍니다.

또 회사자체에서 교회를 다니는데 ... 삼촌도 그 교회를 열심히 다닙니다. 그런데...오늘 낮에 삼촌을 만났었는데 삼촌이 점심을 교회에서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성탄절이고 그러니까 파티같은 걸 하나 보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1만원씩을 걷었다고 하더라구요. 사장이 나서서 해줘야 할 부분인데 사원들 돈을 걷었다고 하더라구요...

일 년에 몇 번씩 할머니댁에 가면 할머니는 분한 마음으로 저에게 하소연을 하십니다. 그 놈 아주 혼을 내주고 싶다고...

저도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열이 머리끝까지 뿜어져서 그 사장 멱살이라도 붙들고 싶습니다.

몸이 멀쩡하면 뭐합니까, 그렇게 약한 사람들을 볼모로 정신 빠진 짓을 하는데요. 그 사람이야 말로 진짜 장애인 아닙니까?

이런 사람 혼내주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우리 삼촌과 그 회사 사원들이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받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섯부르게 행동했다가 괜히 삼촌과 사원들이 다칠까봐, 또 방법을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속 시원한 방법 없을까요?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데에 제보해서 아주 개망신을 당하게 만들 방법은 없을까요?

영자님, 노르웨이님 저희 삼촌 좀 도와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