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또 거짓말을 했네요.
저희 신랑것을 사줄때면 으레 거짓말을 조금씩 한답니다.
솔직한 금액을 밝혔다간 얘기도 꺼내지 못하거든요.
겨울이 와도 변변한 외투 하나 없는것이 맘에 걸려 모처럼 백화점에 갔습니다. 세일을 많이 하더군요.
요즘 직장인들이 많이 입고 다니는 모직점퍼가 유독 눈에 들어오더군요.
남편의 직장사람들은 거의가 다 하나씩 입었던데....
울 남편은 작년여름 제가 엄청난 세일을 받아서 산 아이들것 같은 외투를 입고 다니거든요.
사실대로 얘기 했다간 사지말라고 할것 같고 해서 거짓말로 전화를 했어요. 10만원짜리를 5만원이라고 속여서....
첨엠 펄쩍 뛰더군요. 뭐하러 사냐구. 있는 옷 입으면 되지...
전화 끊고 그냥 집으로 갈까 하다가 이번엔 무슨일이 있어도 사주어야 겠다 싶어 매장앞을 서성이는데 다시 전화가 오더라구요.
아까 화낸것 같아 맘에 걸린다고, 오랫만에 백화점 나갔으면 니 것이나 사입으라고...
이리꼬시고, 저리꼬시고 해서 사오긴 했는데 무척 속상하네요.
둘이 벌어서 아주 힘든건 아니지만, 앞으로 아기도 낳아야하고 전세값이라도 마련하려면 많이 절약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아끼고 살다보니 가끔은 힘겨웁기도 합니다.
전 아직 젊고 하고 싶은것도 많은데....
모처럼 쉬는 날이라 미장원이라도 다녀와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미장원은 끝내 가질 못했네요. 머리가 너무 길고 오랫동안 손을 대지 않아서 부시시 한데....
갑자기 엄마 생각도 나네요.
왜 그렇게 입고 다니냐고, 왜 머리를 그렇게 하냐고, 왜 그렇게 힘들게 사냐고.....
저 철없이 그런말 잘 했습니다.
이제 많이 후회가 드네요. 당신도 여자 였는데....
많은걸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제가 능력이 아주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가슴 아프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