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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러구 살아야 하나..


BY 열받은나 2000-12-27

오늘 저녁은 울 신랑때문에 정말 열이 받쳐 올라서
못마시는 술한잔 했습니다.

저희는 ?Ч珦?입니다.
신랑도 물론 힘이 들겠지만, 저도 저녁늦게나 들어오기 때문에
집안일에는 소홀하지요.

예전에 전업주부일때는 곧잘 집안일도 도와주더니
이젠 손도 까닥 않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쉬느날 청소라도 할라치면 귀찮은 내색이 역력하구요
밥이건 간식이건 앉은 자리에서 알맹이만 까먹고 쓰레기는 그냥
놔둡니다. 도대체 누구더러 치우라는 것인지...
먹는것도 많아서 어떤때는 좁아터진 거실에 온통 먹은봉투며 껍질투성이 입니다.

지난번 이사때도 그렇고 요번에 이사올때도 손하나 까닥 않합니다.
이사한번 하면 얼마나 잔일들이 많습니까/
집알아보는것부터 마지막 청소까지 전부다 저의 몫입니다.
어쩌다 도와달라고 하면 짜증부터 내고 니가 다 알아서 하라는 식입니다. 올 여름이 무척더웠지요. 여름이 더운것은 당연한데,우리신랑은 내가 더운집을 얻어서, 결국 집을 잘못 얻어서 이렇게 덥다고 하더군요. 그럼 잘난 지가 좀 알아보지...

게다가 요새는 한술 더떠서 그깟 살림 얼마나 잘하느냐고 유세까지
떠냐는 식입니다.
10시가 넘어서 퇴근해서 들어오면, 오자 마자 비유맞춰줘야지요,
그동안 먹은 잔해들 치워야지요... 그러면 인심쓰듯이 한마디 하지요.
내일치워.... 누가 내일 치워주기나 하나요? 결국은 내몫인데...

내가 자기.. 이러이러한것은 이렇게 해줘 라고 말하면 나의 약점들을
있는데로 다 들춰내서 너 이런인간이나까 너나 잘하라는 식입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들은 모두 잘난척 하는 말들로 들려서 짜증이
난답니다. 이제 입까지 꾹 틀어막고 살아야 하나요...

물론 저도 잘못하는 것이 많겠지요.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덮어줄것은
덮어주고 살아야 하는것 아닌가요.

저희는 연애를 오래 했거든요.
연애할적엔 신랑이 저한테 죽자사자 목을 맸습니다.
저는 막 좋아서 죽겠다는 감정을 싫어합니다. 그렇게 극단적인
감정은 반대의 감정으로 흐르기도 아주 쉽거든요.
불행하게도 울 신랑이 그런 케이스 인가 봅니다.
결혼전엔 온갖 오버를 다하더니 이젠 아주 가관입니다.

가만히 누워있으면 내가 꼭 이러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이꼴저꼴 다 보기싫어도 돈이나
펑펑 쓰면서 사는 낙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나만 죽어라죽어라 하는것 같고...

생일이면 뭐하고 크리스마스면 뭐합니까?
마음이 지옥인데, 근사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오기를 하겠습니까,
밥있는밥이 넘어가기나 하겠습니까?

다들 내가 잘 살고 있는줄 아는데, 어디가서 내 이 시커멓게탄
속을 보여줄 수도 없고..
그냥 한잔하고 두서 없이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