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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열여덟엔...


BY 슬픈 어른 2001-01-03

아~~!! 내 청춘이 바람보다 더 빨리 멀어지고 있습니다.
열여덟 내 꿈이 오늘도 저만치 멀어져갔습니다.
하루하루 나이먹는 것이 꼭 그만큼의 시름을 더해가는 것이라는것을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내 나이 열여덟에는 왜 그리 나이든 어른이 되고 싶었던지요
어른이 되면 짐져야만하는 시름과 벗어날수없는 구속과 강요된 희생과 목메이는 인내와 실타래마냥 얽히는 관계들이 내 눈이 1.2였던 그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아~~!! 내 나이 이제 서른
시력 0.2 안경을 써야하는 이 눈에 천근보다 더한 새끼에 대한 어미의 책임이, 세파에 치여서 휘어지는 아비의 어깨가, 돈을 잡기위해 팔아버린 영혼과, 며느리 흠만 걸리는 시어머니의 특수레이더망과, 살맞대고 살던 사람들의 뒤통수치는 배신과, 흙탕물같은 사랑과, 내세우기 위한 악세사리같은 결혼과, 성공을 위해 서로 찢어죽이는 더러운 배반이 보입니다.
내 나이 열여덟에 고루하고 답답해 보이기만 하던 어른들은 어디 가고 이제는 하나같이 안타깝고 딱해보여 마음이 저려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나라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파릇했던 청춘과 연분홍빛 내 꿈은 보이지도 않고 생각만으로도 눈이 시려옵니다
글썽이는 눈 돌려 곤히 잠든 내 아이를 보면 눈앞이 더 뿌얘옵니다...
그러다가 진주 두 알 똑 굴러떨어지면
폐속 깊이 숨 들여쉰뒤 아이 볼에 숨죽여 입술을 꼭 눌러봅니다
두 눈에 이슬이 차고 입가에는 알수없는 미소가 피어납니다
어쩌면 어른들은 이처럼 짧고 여린 미소로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내 나이 열여덟에는 어른으로 산다는것이 이리도 버거운것인줄 차마 생각도 못했습니다
차마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