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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다 시댁에 가는데...


BY 시계소리 2001-01-15

결혼한지 1년 9개월쯤 되나봐요. 저희집은 시댁과 차로 10분 거리밖에 되지않아서 결혼하고부터 거의 매주 빠지지않고 시댁에 갑니다. 그것도 첨엔 토,일 모두 갔는데 아이 낳고부터는 이틀 중 하루만 갔다옵니다. 특별한 일(결혼식이나 친구 아이 돌같은...)만 없으면 말이죠. 근데 저도 직장다니고 쉬는날이라곤 주말뿐인데 주말 되어봐야 시댁이나 가고...신랑은 거의 매일 11시에나 들어오니 집안 일 거들기는 고사하고 따라서 밀린 청소며 빨래, 장보기 모두 주말에 해야하는데 토욜 오후나 일욜 한나절을 시댁에 다녀오면 일하기는 고사하고 제 몸 추스리기도 힘듭니다. 제가 결코 튼튼한 몸은 못되거든요.

친정도 차로 한시간 거리인데 어쩌다 한번 가는거고 가서도 잠을자고 오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밥한끼 먹고오는건데 그런 현실이 참 속상해요. 어제는 제가 일직이라 6시까지 근무하다 퇴근했는데 그 추운 날, 아이를 데리고 또 시댁에 가자고 그러더라고요. 벌써 전화 드렸다고... 전 너무 춥고 아이 감기 떨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냥 어른들 오시라고하자니까 괜찮다고 고집을 부리잖아요. 마침 시아버님이 전화하셔서는 기다릴테니 어서 오라고 하시나 나 원 참...

그래서 결국 가서 저녁먹고 또 아무 말 없이 TV보다 9시 되어서 집에 왔어요. 사실 시댁에 가면 전 그냥 설거지나 하고 상차리는거 거들기나하면 되는건데도 너무너무 가기 싫어요. 가면 전 말도 없이 그냥 아이나 보거나 죄없는 TV만 째려보다 옵니다. 어떡하죠? 가끔 내가 못된 며느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저도 주말에 제시간, 우리 가족만의 시간도 갖고 싶고 쇼핑도 하고싶고 그런데...

우리 신랑은 끔찍한 효자라 설, 추석때 저희 친정보다 시댁에 항상 10만원씩 더 얹어서 드립니다. 제가 돈도 벌고, 아이도 친정에서 와서 봐주고, 차까지 그냥 주셨는데도 말이죠. 거기다 제가 큰딸인데도 말이에요. 너무 화가나서 올 설엔 양쪽 똑같이 드리자고 했어요. 그리고 한달에 한번은 친정에 꼭 가야한다고도 말했고요. 대답은 했는데 지켜봐야겠죠? 어쨌거나 전 어제 일때문에 아직도 화가났어요. 물론 전 감기몸살 걸렸고요. 주마다 시댁가는거, 우리 신랑 생각이나 시어른 생각처럼 너무나 당연한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