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남편과 큰소릴 내고 말았어요. 남편은 학교 연구실에 있죠. 박사과정을 밟고 있거든요. 그 연구실엔 남편말고도 몇몇의 선 후배 석.박사 과정생들과 학부생이 구성원 이랍니다.
오늘 남편은 은사님댁 방문으로 늦게서야 귀가를 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연구실 식구들과 인살 간거지요. 집에 들어서는 남편에게 생각없이 좀 늦었다는 말을 하자니 끝나고 후배들을 데려다 주고 오는 길이라네요. 후배 누구? 라며 물으니 연구실의 여자후배 이름을 대더군요. 그 후배네 집은 저희집에서도 한참 먼 곳 이었는데 기분은 좀 그랬지만 웃으면서 이 야심한 시간에 한적한 곳까지 드라이브 잘 했겠네라는 제 농담에 남편이 화를 버럭내는 거예요. 화를 잘 내지 않는 남편성격인지라 왜 그렇게 화를 내냐며 묻는 제게 이젠 신경질까지 마구 부리고...
너무 놀랬어요. 다정한 남편이 왜 그러는건지.
온갖 주책맞은 생각이 다 드네요. 사근사근하고 어린 여자 후배랑 동갑내기로 제 일 한답시고 살가운 멋 없는 저랑 비교가 되는건 아닌지도 싶고요.
남편은 거실에 저는 컴앞에 앉아 침묵 중이죠.
설마 남편가슴 한 구석에 다른 사람이 자릴 한 건 아니겠죠?
참고로 그 여자 후밴 평소 남편을 무척이나 따르고 남편도 그 후배얘길 가끔 하거든요. 귀엽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