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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속상해


BY 스탠드 2001-01-22

남편하고 싸웠다.
요즘들어 시어머니도 너무 얄밉고 서운하게 해서
내일 시댁 내려갈 일 심란하던 차
시댁에 뭐 사갖고 갈꺼냐, 뭐 그런 얘기 끝에
엄마네는 언제쯤 갈까. 목요일날 갈까 그랬더니
약속있다고 뜩하니 얘기하는 거다
왜 이제야 말하냐고 했더니 그럼 지금 가자고 (아까 초저녘에)
그러면서 계속 이불 싸고 딩굴어 있는거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너무 괴씸했다.
아예 처가집은 갈 계획도 없었던 거였다.
뭐 사가지고 갈까 그랬더니 니가 알아서 하랜다.
시댁엔 10만원 드리기로 했는데
빈말이라도 10만원 드리자 이렇게 말하는 법이 없다.
가뜩이나 예민하던 차에 짜증을 좀 내다가 싸움이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그랬더니 평소의 싸움 습관대로 쌍소리를 해대기 시작하는거다.
eighteen은 물론이거니와 싸가지라는 둥 무슨 짓거리냐는 둥 지랄이라는 둥 이러x 저런x 난리도 아니게 아이들 앞에서 소리소리 지르고 물건 집어 던지고 그러더니 급기야는 내 허리를 발로 찼다.
애들이 다 봤다.
애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안았는데 애 내려놓으라고 손을 얼굴 근처에서 휘두르고 난리다.
그러더니 작은놈이 매달리니까 확 밀치고는 나가 버렸다,
이 망할 자식 어디서 뭘 하고있는지 여직도 안 들어오고 있다.
내가 왜 이러구 살아야 될까.
우리 엄마가 지한테 어떻게 했는데
오빠도 안사주는 양복 철철히 사입혀 가면서
양에 썩 차지 않는 사위지만 정말 잘 해주고 용돈 까지 주고 그랬는데.
너무 잘해줘서 만만하게 본거 같다는 생각만 든다.
잘해줄 가치도 없는 놈이다.
고마운 것도 모르는 짐승같은 놈
저런 놈하고 계속 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