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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버릇처럼 회사 그만둔다는 남편...


BY 속상한여자 2001-01-27

남편은 오늘도 술을 먹고 들어왔다.

언제나처럼 첫마디는... 진짜 때려쳐야지.. 못다니겠어..

그전에도 계속 그만둔다고 그랬지만 1달전부터는 구체적으로

그만둘 결심을 하고 있는것 같다.

한마디로.. 한심하다.

남편한테는 내색안했지만 정말 남편을 의지하고 사는건 둘째치고

제발 자기 앞가림이나 했으면 좋겠다.

남편나이 33. 적성과 상관없는 대학생활을 그냥저냥 다니다가

졸업후 반년정도 소극적으로 직장알아보다가 아버님 친구분의 연구소

에 들어가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전공에 관련된 직업이긴 하지만

워낙 적성에 안맞아 일에 흥미를 못느끼고 그냥 열심히 4년넘게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런 남편이 이제 회사가 다니기 싫다고 한다.

그럼 뭘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단다.

연애기간까지 합쳐 남편을 알고 지낸지 7년이 넘었지만

난 남편이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뚜렷한 관심분야도 없고

이루고자하는 목적이나 꿈도 없다.

자신도 자기 적성은 그냥 노는거란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하긴 맨날 TV나 보고 만화책이나 보는게 다인 남자니..

좋아하는 운동도 없고,취미도 없고, 마누라랑 관계하는것도 귀찮아서

3달에 한번 할까 말까 하고.. 애기는 키우기 귀찮아서 낳기 싫고..

회사는 너무 다니기 싫어서 얼굴이 까맣게 되도록 맘고생하고..

근데 남들보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은 더 크니..

이상은 높고 현실을 냉정하니.. 남편은 더 괴로울수 밖에..

저렇게 죽지못해 다니느니 그 놈의 회사 차라리 그만두었으면 하지만..

할줄아는게 하나도 없는 남편이 앞으로 뭘할지 정말 궁금하다.

자기가 세상에서 젤 힘든줄 아는 남편..그래서 가사 분담은 생각도 안

하는 남편.. 회사 그만두고 고생하면 맞벌이하면서 집안일 하는 내가 얼마나 힘들지 좀 알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