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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며느리가 그렇게 좋을까?


BY 살씬 며느리의 비 2001-01-27

저희 시어머니는 굉장한 멋쟁이에요.
옷도 방마다 가득가득. 긴 웨이브진 머리에 미니스커트에 부츠에
그리고 긴 손톱에 빨간 메니큐어. 등등등
암튼 아직도 처녀처럼 하고 다니시죠.
전 결혼하기 전에 그냥 시골아줌마같은 그런 시어머니보다는 그런 멋쟁이 시어머니가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죠.
근데 그건 제 착각이었어요.
제가 좀 덩치가 있는 편이거든요. 그렇다구 뚱뚱한것도 아닌데 결혼하자마자 저의 살에 대한 어머니의 구박이 시작되셨습니다.
대부분의 며느리들이 시댁가서 맛있게 먹어야 복있게 먹는다고 좋아하신다는데 저희 어머니는 제가 좀 먹었다 싶으면 "그러니까 살이찌지
물도 다 살된다" 그러면서 물도 마음껏 못마시게 하더군요.
그러면서 "너가 살만 빼봐라 내가 이쁜 옷을 너를 얼마나 많이 사주고 싶은데 맞는게 있어야 사줄거 아니냐" 하시면서 구박입니다.
얼마전에 시댁에 내려갔을때 도련님 여자친구가 놀러와 있었는데 어머니가 사준 코트를 입고 좋아하고 있더군요. 절 보더니 "너껀 사주고 싶어도 맞는게 없어서...."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저 보고 애기 낳구 미역국도 먹지 말래요.
옛날처럼 못먹고 살때나 애 낳고 나면 미역국 먹었지 요즘 같이 영양상태 좋은 사람들은 안먹어도 된다구요. 특히 너는 지금도 살이 있는데 애 낳으면 장난아니겠다구 하시면서 미역국 먹으면 살찐다고 정 먹을려면 고기 넣지 말고 하루에 두번씩 삼일만 먹으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시댁과 떨어져 살아 자주 가지는 않지만 시댁문을 들어서기가 무섭게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항상 "얘가 살이 좀 빠졌나" 이말 입니다.
요번 설에 시댁 갔을때 어머니가 절 보시더니 "너 살이 좀 빠진것 같다?" 하시길래 집에 수도관이 얼어서 물이 일주일동안 안나온건 뻔히 알면서도 전화 한통화도 없으셨던게 조금 섭섭해서 "물이 안나와서 밥을 제대로 못먹어서 그랬나봐요" 했더니 "물이 한달만 안나왔으면 좋겠다" 그러시더라구요. 농담으로 들으려해도 그동안 어머니가 저에게 했던거 보면 빈말도 아닌것 같습니다.
날씬한 며느리가 그렇게도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