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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BY moony 2001-02-11

우리 시엄니 길들인 얘긴데요.
우리 시어머니 막내 아들 사랑이 유별났지요.
시아버지 밥은 안 퍼놔도 우리 신랑 밥은 먼저 곱게 퍼서 아랫목에
묻어 놨다는 거 아닙니까
부부 사이가 유난히 안 좋으셔서
시댁에 인사간 첫날에 시아버님은 시어머니 험담을 하시며
억지로 결혼하셨단 말씀을 하시고
시댁에 들어가 사는 내내
-신랑이 군대가 있었걸랑요^^-
두 분 싸움 말리는 날이 일주일 이면 서너 번 이었답니다.
첨엔 시어머니가 너무 안돼서 두 분 사이에 용감히 끼어서
아버지 주먹을 막고 살림 부수는 것을 막고
자식들도 안하는 일을 며늘이 했었답니다
그러면 그 담날 우리 시어머니
" 며늘이 건방지게 시아버지에게 대든다" 고

참 내

시집서 십년을 살았는 데요.
다른 모든 사람에게 지나가는 모르는 아줌마 아저씨에게도 ]
온갖 깍듯한 예의를 차리는 시엄니.
오직 유독 저에게만
본인의 모든 고생과 한숨의 화풀이를 하시는 겁니다.

우리 신랑
"울 엄마 초등학교도 못 가본 사람이야.
자기가 참아."

큰 애 어릴 때
애 업고 책 읽다가
시어머니 들어오시데요.
마루 끝에 책 놓고 나가 마중하는 데
울 시어머니
세상에서
제일 표독한 얼굴을 하곤
마루 끝 책을 집어
홰~~~~액 마당에 던지며
"딴 집 며느리들은 개 키우고 닭 키우고 하는 데
넌 무슨 책이냐."

우리 시엄니 저 시집 온 그 날 부터 딴 집 며느리 하고 저 하고
비교 하는 데 뉘 집 며느리는 한 달에 몇 십만원을 준다더라
뉘 집 며느리는 시집 올 때 뭘 해왔다더라
근 십년을 절 그냥 두시질 않더군요

십년이 된 어느 날
제가 또 그런 소리를 하시길래
"어머니
세상에 어머니 보다 잘해주시는 시어머니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했지요.

우리 시어머니 땅을 치면 꺼이 꺼이 우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또 한 마디
"어머니는 저한테 이런 소리. 천 번도 더하셨는데요.
제가 한 번 했다고 그렇게 우십니까?

그 담서부터 우리 시어머니 며느리 무서워 하십니다요.
슬픈 이야기이지만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미약한 힘일지라도


혹시 속상한 님들께 작은 도움이 될까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