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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땜에 열받어서리


BY 오예스 2001-02-11


가족은 모두 서울에 있고 남편,저,딸하나 세식구만 지방에서 생활을 하고 있죠.
얼마전 제소개로 먼 친척 여동생도 결혼하여 이곳으로 와서 가까이 지내고 있어요.
제가 한참 손위라 챙겨줄 것도 많고 한달에 두어번은 그 부부를 집으로 또는 외식할때 함께 불러 밥도 사주곤하죠.
사실 그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그리 아깝다고 생각 해본 적은 없읍니다.
그런데 요즘 부쩍 그 친척동생이 노골적으로 빈대노릇을 하려는 바람에 갑자기 회의가 일어 납니다.
물론 우리가 생활형편도 그집보다 낫고 더우기 저보다 남편이 그 부부를 더 잘 챙겨주기 때문에 이젠 아예 당연한 게 되 버렸지만 전 기본적으로 너무 예의까지 저버리는 건 안 좋아하거든요.
그 동생이 지금 만삭인데 얼마전 아기 낳으면 쓰라고 선물을 하나 사러 갔어요.제가 생각한 예산도 있고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제가 적당한 걸 고르니 그 동생이 얼마 차이 안나니 좀 좋은 걸로 하겠다며 비싼걸로 고르더군요.
선물이란 받는 사람 맘에 들어야겠지만 그렇다고 저는 그저 돈이나 내는 역할만 한 것 같아 선물한 의미가 좀 그렇더군요.선물하고 별로 상쾌한 기분이 아니였어요.
그리고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금전적 지원이나 아기선물을 받는 과정을 지켜보니 그 동생 너무 솔직한 탓에 속마음이 다 드러나는 거예요.
비싼 걸 사달라고 할걸 그랬나하는 말,시집에서 얼마밖에 안주더라는 말..저한테도 선물받고도 뭔가 다른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젠 저보고 빨리 아기우유병세트를 사달라고 하더군요.
아직 산달도 한달이상 남았고 어련히 알아서 사주려고 했는데 곰곰히 생각하니 사줘도 별로 기쁘게 사게 될것 같지가 않아요.
우리 애 쓰던 건 새것이 아니라 다 싫다해서 처분하려하면 또 어느새 놔둬라 나중에 자기한테 필요할지 모른다 그런식이고..
사실 남에게 주거나 팔거나 하려해도 이왕이면 한꺼번에 파는 게 나은데 처분도 못하게 하고 혹시 제가 남한테 주거나 팔면 삐질 것 같기도 해요.
저도 못났죠.나이도 위면서 내맘대로 못하고.
다 성격탓이라..
그 동생이 풍족한 집에서 성장해 왔는데 왜 그렇게 실망스런 행동을 할까 모르겠어요.
이걸 너그럽게 이해해 줘야 하는건지 왜 자꾸 거슬리는지 제가 이상한 걸지도 모르죠.
제 친동생도 곧 출산하는데 멀리 있다고 모르고 지나고 있는데 먼친척 동생은 받기만 하고도 모자라 뭐사달라 조르니 어찌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