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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살기 싫어요.


BY 부부 2001-02-17

자주 여러분들의 글은 보았는데 글은 첨 올립니다.
몇번을 망설이다가 저의 고민을 올려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듣고 싶어 이렇게 용기내어 글을 올립니다.
지금의 남편과 함께 사는게 너무 힘들어요.

저는 그사람을 뭘 배우러 다니는 길에 만났어요. 첨에 참 자상하고 유머도 있고 참 좋더라구요. 그렇게 몇번 만나다가 본격적으로 그사람과 사귀게 될무렵 그사람이 지방으로 회사를 다니게 되었어뇨. 첨엔 전화도 자주하고 그사람이 피곤을 무릎쓰고 주말이면 왔다가곤 했지요. 그렇게 3~4개월쯤 지나니 그사람의 성격이 나왔어요. 제가 집에 없으면 늘 확인하고 꼬치꼬치 캐묻고 의심하고 친구도 못만나게하고 그러는 와중에 서로 의견이 안맞고 마찰이 생기자 그사람은 제게 화를 내며 욕도 하고 손지검도 하더군요. 그렇게 일년을 만났어요.
몇번이고 헤어질 생각을 했지만 그놈의 미련때문에 쉽게 안되더군요.
그때 헤어지지 못한게 큰 실수였지요.

그러다 제가 너무 노는걸 좋아한다는 이유로 저를 데리고 무작정 자기 사는 지방으로 데리고 갔어요. 사실 제가 생각할때 제가 그리 심하게 놀았다고 생각지 않거든요. 20갓 넘은 나이에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거 당연한거 아닌가요. 절대 도를 지나치진 않았어요.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그는 저보고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모두 버리고 자기만 보고 살라는 거였어요. 너무 기가 막혀 그사람이 얼마나 구속된 말을 한건지 깨닫에 해주고 싶어서 첨에 오기로 그와 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합의가 되지 않은 동거가 시작 되었어요.

그시간이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저 자신을 버렸지만 그는 모든걸 다 가졌지요. 제가 오죽 힘들었으면 그를 깨우칠려고 제 가족을 다 버렸겠어요. 그렇다고 그가 저에게 잘해준것도 아닙니다.
좀만 의견차이가 나도 성질부터내고 욕하고 손지검하고 그래놓고는 금새 아무일 없었던듯 능청부리고 그런 날들의 반복 이었어요.
다시 내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땐 이미 늦었어요. 부모님을 대면할 용기도 없고 또 아이가 생겼으니까요.

그러다 저희 부모님의 용서에 7개월만에 다시 내가족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그사람 저희 부모님이 전화하면 저 없다고 하고는 한번도 저희집에 걱정말라는 전화한번 안하는거예요.7개월동안을 자기만에 사람으로 만들더니 그제서야 인심쓰듯 저를 보내주는 거예요.
저희 부모님를 좀 화를 내시긴 했어도 결국 저희를 받아주었어요.

그리곤 아이를 낳고 혼인신고만 했지요. 그때부터 아이때문에 참 많이 싸?m어요. 애가 운다고.. 다쳤다고.. 아프다고..성격이 사납다고.. 등등 아이에게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모두 제탓이었죠. 지금 저희 아이가 두돌이 되어가는데 내내 그러고 싸웠어요. 애가 다치면 아이가 얼마나 아플지가 먼저 걱정되는게 아니라 그사람에게 뭐라 말해야 할지 먼저 걱정했을정도로 두려운 존재가 되어가더군요. 그리 끔찍히 아이르 아끼면서도 아이가 두돌이 다 되어가도록 아이를 위해 해준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저 장난감이나 최고급으로 사주면 다 되는줄 알죠. 아이랑 놀아주기는 커녕 제대로 봐준적도 없어요. 한 몇분 보고는 '나 오늘 아이 봤으니까 잘했지'라며 생색내죠.

게다가 몇개월전부터는 노골적으로 친정을 싫어하는거예요. 저희는 친정과 시댁이 아주 가깝거든요. 그래서 어느 한쪽에 일이 있으면 늘 같이 들리곤 해요. 저희 지방에 있으니 까요. 첨엔 저희 친정에 은근히 가기 싫어하더니 와서도 얼굴만 비추고 자기 혼자 시댁에 가거나 와서는 내내 얼굴을 찌푸리고 있어요. 그러더니 몇개월 전부터는 싸울때면 '너가 살림해온게 뭐가 있느니'' 니 집에서 해준게 뭐가 있는니'부터 '자기 어머니는 손녀에게 늘 옷이면 뭐며 해주는데 니집에서는 손녀에게 뭘 해주느니' '아이 돌잔치에 먹고 간거 말고 뭘 했느니' 하면서 갈수록 처가에 불만만 늘어놓고 있어요. 얼마전엔 넌 이집 며느리니 우리 부모만 챙기면 된다며 저보고 친정에 가지 말라고 하네요. 세상에 처가를 드나드는 남자가 어디있냐며 원래 처가란 있으나 마나한거라나요. 저보고 시댁은 싫어하고 친정만 챙기는 년이래요.
그러면서 저희 부모님 본적을 들먹이며 그지방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사는 인간들이 모였다며 아예 고향을 통째로 싸잡아 욕하고..

사실 제가 그리 썩 잘 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갓 20살에 그사람 만나 모든 모욕과 치욕을 다?M으면서도 좀더 낳아지리라는 희망으로 이날 이때가지 버티며 잘은 못해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어요. 살림도.. 며느리로써.. 아내로써.. 엄마로써 ..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번번히 제게 돌아오는거 그사람의 화와 욕설과 손지검.

사귄지 5년 살림시작한지 3년 좀 넘는 시간동안 정말 힘들었어요.
그와는 사고방식 생활습관 가치관 꿈 생각 말 행동 모든게 다 맞지가 않아요. 돈관리는 제가 하고 있지만 전 그냥 보관원일 뿐이예요. 수입이 얼마니 지출을 얼마나 했는지 꼬치꼬치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뭐했는지 물어보고 그래서 제만대로 돈을 쓸수가 없어요.
내가 돈 쓰는건 벌벌덜면서 자기 쓰고 싶을때 제가 돈 안주면 얼마나 뭐라 하는지 말도 못해요. 제가 남편 기죽인다나요. 자기돈 자기가 쓰는데 왜 참견이냐고 해요. 그러면서 말로는 저보고도 쓰고 싶은에 쓰라고 하죠. 하지만 같이 가게라도 갔다가 제가 뭐라도 살려고 하면 비싸서 다음에 사라고 하고는 말아버리거나 아님 하나 사주고는 싸울때마다 얼마나 생색을 내는데요.현재 백수인 그 때문에 빠듯한 형편에 밖에 나가 붕어빵 하나 사먹는거 조차 벌벌떨어도 그는 컴퓨터 게임하고 낚시다니느라 몇만원씩 우습게 쓰고 돈을 벌기는 커녕 시어머님으로부터 생활비 얻어쓰고서는 저보고는 시댁 식구들에게 인색하다고 야단이고 처가에서 뭐해준게 있냐고 하고 (사실 저희 친정이 넉넉한 형편이 못되거든요.)
그래서 무시하는건지 하여간 무능력하고 낭비 심하고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성질 잘내고..

그사람하고 사는게 늘 불안해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같아서 늘 조마조마하고.. 그사람은 길가다 누가 쳐다만 보아도 '왜 쳐다보냐고' 시비를 걸어야만하고 TV에 누가 착한일하면 착한척 한다고 하고 누가 나쁜일하면 무조건 때려죽여야 한다고 하고 그러는 사람이예요.

제가 너무 말이 길었죠. 남편과 관련해서는 너무 할말이 많아요 그만큼 제 마음에 깊이 상처만 남았어요. 이렇게라도 풀어야 속이 좀 시원할것 같아 주저리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글을 끝까지 봐주신분들 고맙구요. 조언 부탁합니다.

아차 현제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이 아이는 데려갈수 없다내요. 전 아이 없이는 못 살아요. 이날까진 그모욕 다참고 산거 아이 때문인데 이제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법따지고 성씨따지며 갈테면 너 혼자 가라고 하는데 어쩌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