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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요.


BY 개 같은 내인생 2001-02-19

술 한잔 했어요.
그동안 30년 넘게 살면서 못 마시던 술 작년에 남편여자문제로 괴로워서 남편에게 배웠어요.
남편은 직업상 쉬는 날이 한번쉴때마다 4-5일 됩니다.
우리 시댁은 종가집입니다.
남편도 쉬고 어제는 제삿날이였습니다.
그런데 아들 삼형제라도 사정상 혼자라 다름없는 며느리 저 시어머니와 제사 준비 했습니다. 그전날 이틀을 남편이 쉰다고 술먹고 늦게 오는 바람에 기다리다. 밤을 거의 꼴딱 샜거든요.
그래서 다른 때보다 더 시댁에서 제사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지요.
오전까지 모든 뒷정리 다해주고 집에 와서 아이들 씻기고 저도 씻고 낫더니 오후 5시 술약속있다고 나간 남편 술마시고 들어온 시간 6시.
그런데 꼭 그때 두오빠는 오락하고 엄마는 자고 늦둥이 딸이 그림을 그리다가 제 옆에서 잠든걸 남편이 보고 베개도 없이 크레파스안고 잠들걸 보니 술마시신 바람에 화가 났나보더군요.
저에게 너무 하지 않는냐고 합디다.
뭐가 너무 하냐고 누구나 피곤해서 잠깐 잠든사이 아이가 놀다가 옆에서 잠든 걸 모르는 실수(?)누구나 할수 있는 것 아니냐 당신도 그럴수 있다. 그랬더니 남편왈 나는 밖에서 일하고 집에 있는 엄마가 할일 아니냔다. 기가 막혀.
물론 낮잠든 아이 모르고 잔 내가 잘못했다쳐.
한번도 시댁에 가서 중노동을 하고와도 인상한번 안쓰고 말없이 지내는 나에게 번번히 시댁에서 일하고 오면 생색을 내는 것처럼 피곤하다고 한다나? 하지만 나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내색한번도 안했어요.
누구나 누울자릴 보고 다리 뻗는 것 아니예요?
그것도 남편이 받아줄것 같아야 생색내지.
그런더니 화가 나는 지 또 나가서 술마시고 오서 자내요.
전 지금까지 살면서 남편이 딴여자 사는게 불쌍하다고 여기고 서로 친하게 지냈어도 원망은 해도 미워본적은 없었답니다.
그런데 오늘밤은 정말 밉네요. 마누라 맘도 모르고 속도 모르고
사실전 요즈음 이혼을 많이 생각해 봤어요.
남편이 하는말
밖에서 여자 만나고 술마시고 하는것은 다 자기가 욕심이 많아서 그렇다네요. 가정 소중한것 누구보다 잘알지만. 그러면서 이기적인것은 조선시대처럼 남자가 그런면 여자는 참아야 하고 남자는 그래도 된다는 식이죠.
한마디로 남편이 바람이 나고 여자와 놀아나도 아내는 집에서 아이들 잘돌보며 참아내야하고 여자는 절대로 밖에서 놀아나면 안된다죠.
왜? 남자와 여자는 다르니까.
그럼 지X이 같이 놀아난 건 남자입니까?
그것도 다른집에 아내고 엄마인것을....
꼭 앙갚음 할겁니다. 두고 두고 살면서.
더 날씬해지고 더 예뻐지고 주위에 직장동료들 많으니까
시선 끌며서. 내가 받은 고통 다 줄거예요.
전 나로 인해 태어난 내 아이들에게 온전한 가정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나의 희생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아이셋 키우며 살기에도 힘든 이시기에 딴생각 품고 사는 남편 오늘이라도 헤어지고 싶고 헤어지는 것 두렵지 안으나, 내가 무슨 자격으로 아이들에 아빠를 없애버리겠어요?
그래도 드럽고 추찹스러워도 참고 살아야 할것 같아요.
여러분 우리 남편 정신 좀 확 들게 하는 방법없나요?
제가 너무 폭언을 썼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