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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는 말인지... 넘 속상해요...


BY ksjjini 2001-02-21

조금 전 시누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결국은 단순한 안부 전화가 아니더군요.
지난 토요일 시어머니 생신이었어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지 못했거든요.
남편은 지방으로 새벽부터 출장 떠나고
설쳐대는 사내아이 둘 데리고 가기가 엄두가 안 나더군요.
우리 시집은 울산에서 40분쯤 더 들어가야하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답니다.
1월달에는 작은 시누의 결혼과 설 쇤다고
서울과 울산을 3번씩이나 왔다갔다 했거든요.
1월의 절반은 그곳에서 살았어요.

생신인데 못 내려가는 것이 죄송스러워
어미니께 휴대폰을 선물해 드렸어요.
시골에서 농사 지어서 장날이면 내다팔기도 하고 그러시거든요.
필요하신 것 같아서 장만 하시라고 30만원 송금했더랬어요.
생신 전날 송금했는데 그날 당장 장만 하셨나봐요.
저녁에 시동생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35만원 들었으니
5만원을 더 보내라고 하더군요.
"에미야, 휴대폰해조서 고맙데이~"
하는 소리를 기대한 것이 잘못이었나요?
끝내 어머니가 먼저 전화하지 않더군요.
시동생이 전화해서는 어머니 폰 번호를 알려주며
저보고 전화를 하라더군요.
전화를 드렸죠. 우리 시어머니 통화 끝에 그러시더군요.
며느리가 안 와서 섭섭해 눈물이 날려고 한다구요.
며느리에 대한 애정이 끔찍한 것 같죠?
울 시엄니 저가 내려가면 아예 주방에는 들어오시지도 않는답니다.
"난 고마 누가 오면 부엌에는 드가기 실터라" 히면서요.
며느리의 부재가 섭섭한 것이 아니고 며느리를 일꾼부리듯
부리지 못한 것이 섭섭하신 거겠지
하고 야속한 마음이 드는 것은 저가 속이 좁은 탓인가요?

아까 울 시누이 말이 그렇더군요.
울 시엄니 휴대폰을 바꾸었답니다.
나는 젤 좋은거 하고 싶다면서 시아버지 졸라서
15만원 더 보태 폴더형으로 바꾸었답니다.
잠시 어이가 없더군요.
아니, 시골에서 농사짓는 할머니가 최신형 단말기가
왜 필요합니까?
전화 걸고 받기에 간단하고 가벼운 것이면 되지 않나요?
저는 울 남편이 쓰다가 던져준 무식하게 크고 무거운
96년식 단말기를 쓰고 있답니다.
누군들 요즘 나오는 작고 가볍고 앙증맞은 것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나요?

울 시엄니 내년이 환갑이에요. 유럽여행을 하고 싶다고
"미리 준비해 두거레이~" 하면서
아예 주문을 하시더군요.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는 울 시집 살림살이 뻔 하지 않겠어요?
남에게 싫은 소리 안하고 사는 정도죠.
근데 도대체 뭘 믿고 고급만 하고 싶어 하시는건지...
무조건 돈만 많이 주면 최고인줄 아는 울 시엄니
감당하기 힘 드네요.

휴대폰 추가비용 15만원... 어떡하나요?
시누의 뉘앙스로 봐선 아버지가 부담했으니 올케가 책임지라는
말인 거 같은데...
안 그렇담 별 얘기도 없으면서 왜 전화 했겠어요?
기껏 맘 먹고 해 드렸는데 좋은 소리도 못 듣고...
정말 속상해요...

누구시든 도움말 좀 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