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57

철없는 사십대


BY 사임당 2001-02-25

인생이 뭘까요
사십여년을 살았어도 아직도 잘 모르겠군요
사십이 훌쩍 넘은 인생이라지만
내가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지요

내가 생각하는 내 참 모습과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어떤 것이 진짜인지
잘 모를때가 너무 많죠

남편도 나를 잘 모르는것 같구


다른 사람이 내게 거는 기대치 때문에
일상에서 나를 접어야 하는 때가 많았습니다.
이것이 내 모습은 아닌것 같은데... 하면서도

직장에서 중책을 맡게 되었어요
좋은 일이지만 두려움도 앞서고
내가 내 맘을 열고 많은 사람앞에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참 부담되는군요

지난 해 내가 겪은 일로 닫혀진 마음을 이제 열어야 할텐데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에 나는 참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가 예전에 보아왔던 40넘은 선배들의 의연한 모습들.
나도 그 나이 되면 저렇게 어른스러워지고
당당해지고 하늘같아 지려나?
그런 부러움의 사십대였는데...

막상 내가 그 나이를 넘고 보니
주어진 중책 아닌 중책도 두려움이 앞서는
그런 소심함만 그득합니다.

나이를 먹는다는건
나를 드러내놓고 이해를 구할 특권이 점점 줄어든다는것은 아닌지...

나이를 먹는다는건
내 스스로의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져 스스로의 굴레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닌지...

요즘 젊은 사람들은 과거와 같지 않아
경우도 밝고
사리도 있으며
지혜로운데
내가 그들을 잘 도닥거리며
과거에 내가 보아온 그런 선배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참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난 아직 철없는 사십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