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78

못살아서 죄송합니다.


BY 기죽은 아줌마 2001-02-26

언제부터 그리 잘 살았다고 못살던 시절 다 잊어버리고 말 함부로 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 상처받은 아줌마입니ㅏㄷ.

잘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못사는 친척 귀찮고 불편할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좋은 옷 하나 사입어도 눈치보여서 자랑도 못하고 좋은학원 보내는 것도 괜히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능력없어 못살아서 불편하게 해드려서....

저 핸드폰 없습니다. 아이 때문에 외출하기 힘든 아줌마가 집 전화 두고 핸드폰 필요없을 거 같아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 운전 안합니다. 면허증은 있지만 신랑이 거의 차를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운전할 기회가 별로 없어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 정장 거의 안사입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데 구두신고 치마입고 어디 나갈일도 없고 나갈수도 없어 안사입습니다.

저 화장품도 사는 일도 미장원 가는 일도 몇달에 한번 행사입니다.


사실 이 모든 일이 내 소신이 있어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알뜰하게 살겠다는 생각이 먼저입니다.

누가 알아줘서가 아니라 그렇게 사는 것이 내 생각으로는 옳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그렇게 살다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삽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자들이 나처럼 살겠지. 남편도 시댁도 며느리 열심히 사는 거 알아주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것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주말에 시댁식구들 만나고 오면 머리뚜껑이 열릴 것같아서 흥분됩니다.
잘살고 못사는게 뭐라고 이렇게 사람이 비참해 질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잘살던 사람들이고 정말 잘살만한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졸부티나 내고 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내가 결혼할 당시만 해도 다 그렇고 그렇게 살면서 빤히 속보이던 사람들이 얼마사이에 잘 살아졌다고 ...

40평 아파트에 살면서도 좁단소리에..3-4만원짜리 학습지 시켜서 무슨 효과를 보냐고 하고...요즘 핸드폰없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여기있다. 남편없이 살아도 차 없이는 못살겠다고 하고...난 차없이 살어도 남편없이 못살겠다.
5-6천원짜리 티셔츠 그거 사입어 봤자 보푸라기나 나지 뭐하러 사입냐고? 집에서 입는 티셔츠도 뭔폴이니 하는 돈 십만워짜리 티셔츠만 입는 댁들하고 5천원짜리 사입고 외출하는 사람하고 옷태가 다르겠지.

뭐든지 싸구려는 우습게 알고 고급 고급 ....그래 돈으로 안되는 게 있지. 학벌은 못고치니까... 그래서 아이들 좋은 학교 보내서 그 자존심 좀 회복하려고 기를 쓰고 한달 일 이백씩 과외비 쓰고 ...

한달에 15만원하는 영어학원 그 정도도 못보내냐고 ??/

어제 열받고 자존심 상한 생각하면

차에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다음번 부터는 그냥 듣고 속상해할게 아니라 그냥 받아치기로..

속이 꼬부라졌다고 하더라도 삐딱하다고 하더라고 내 속에 있는 말 그냥 해버릴 거다.
쥐뿔도 없는 것들이 졸부티나 내고 ...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고 이런 말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기 아들 결혼할때 방한칸 못얻어준거는 내 아들이 잘나서 하는 결혼이라서 당당하고 시누이 시집갈때 시댁에서 17평 아파트 얻어주니까 코딱지만한 집구석에 뭔 혼수가 들어갈께 있냐고 하는 말..

자기들도 그냥 그런 대학 나왔으면서 모여 앉아 입만열면 무슨대 무슨대 운운하면서 누구집 애 어디갔다고 하면 별볼일 없다느니 누구 며느리 어느대학 나왔냐고 하면서 어째 그렇더라고...

며느리는 백화점에서 옷샀다고 하면 아들 뼈빠지게 돈 번으로 사치한다고 한마디 하면서 자기딸이 60만원짜리 가죽코트 사입고 오니까 역시 좋은게 좋다면서 ..

딴 집 여자들 차몰고 다니는 거 보면 집에서 살림하는 여편네들이 대낮부터 차몰고 다니며서 길이나 막히게 한다면서 짜증내면서 사위가 자기딸 차사준다고 하면 그래 요즘은 여자들도 다 차몰고 다녀야지...

어휴....속이 좀 후련해 지네..

역시 아컴이 정신과의사보다 휠 낫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