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댁은 부산입니다. 두분모두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인정받는 위치의 분들이구요. 그런데, 시집을 와보니 너무나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분들이어서 놀랐습니다. 남편이나 시누이들도 부모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순중입니다. 무릎꿇고 앉아서 네네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이죠. 부모는 하늘이고, 자식은 한없이 작은 존재입니다. 모두들 결혼을 했건만, 남편이 결혼후 아버님께 칭호를 아빠에서 아버지로 바꾸겠다고 했다가 혼이 났습니다. 자식이 곁을 떠난다는 것이 용납이 되질 않는 것이죠. 제가 임신을 했을 때도 작은 일로 화가 나셔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당장 내려오라하시자, 남편은 절 끌고 심야우등버스를 타고 갈 정도입니다. 다행히 저희는 서울에 살지만, 매일같이, 아니 하루에도 서너번씩 전화를 하지 않으면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시아버지도 새벽같이 전화해서 저더러 며느리 역할이 어쩌니, 시어머니께 잘하라 시누이한테 잘하라, 모두가 책임만 강조합니다.
전 며느리이지 자식이 아닙니다. 철저한 자기들만의 가족이기주의에 소외감뿐만 아니라 모멸감이 느껴집니다. 저도 며느리 이전에 한 사람이고, 인간인데,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 아무리 잘하려고 참아도 그분들의 비위를 맞출수가 없습니다.
부모님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적인 남편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부모님은 하늘과 같이 힘센 대상이고, 남편과 전 힘이 없습니다.
부모님은 남편에게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말씀만 하시고, 남편으로써, 아버지로써의 역할은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결혼한 자식을 놔주지 않고, 정신적으로 얽매여 두려는 그분들로 신경쇠약에 걸릴지경입니다.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뛰고, 또 화가 나셨나 하는 두려움으로 제 삶의 자유를 박탈당한 기분입니다.
마음대로 여행을 갈 수도 없고, 외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어떻해야 하나요?
독립된 가정을 행복하게 이끌어 나가고 싶습니다.
부모에 억매인 것이 아닌, 내삶과 우리 가정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싶은데, 부모님들은 우리들을 놔주질 않습니다. 그들 마음대로 살아가길 바라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