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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들어가기 싫은데..


BY 한심 2001-03-20

사는게 왜이리 힘든지 심란해서 글올립니다.

어린나이에 울남편만나 사귄지 1년만에 결혼하고 3년되었는데 지난 4년동안 무수히 싸웠어요. 울남편 성격이 이기적이고 고집세고 불같아서 도저히 저랑은 안맞는 사람입니다. 넘 힘들어서 죽고 싶기도 했고 헤어질 결심도 수도 없이 했지만 두돌이 되는 우리 딸아이 때문에 꾹 참고 지내고 있죠. 정말 애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이 살아요.

시어머니 역시 고집세고 자기중심적이죠.
그런 남편과 시어머니 때문에 지금껏 기한번 못피고 힘들게 살고 있는데 울남편 느닷없이 시댁에 들어가자는 얘기를 하더군요.
정확히 말해 의견을 물어본게 아니라 이미 혼자 결정하고 저한테 얘기하더군요.

사실 저희 남편 직장 관계로 신혼때부터 지방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회사생활 힘들어 하는건 알았지만 얼마전 느닷없이 월급장이로 살바엔 장사나 하자며 여기 전세 빼서 올라가 그돈으로 가게얻고 우린 시댁으로 들어가자는거예요.
그러면서 집주인에게 집 빼달라고 얘기해놓은 상태구요.
집 나가는데로 사직서 내고 올라가자네요.

정말 화가 치밀어요.
회사에서 등떠미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장사를 할건지 계획이 있는것도 아니고 무조건 일단 시댁에 들어가서 차차 생각하제요.
장남이라 언젠가는 모실 계획이었지만 당당히 모시는것도 아니고 돈없어 빌붙는격이니 얼마나 눈치를 보고 기죽어야할지 뻔해요.

더구나 말로는 3년만 살자는데 저 생각해주는척하며 하는 말이죠.
이남자 그전부터 자기부모 모시고 빨리 보시고 싶어했거든요. 그런 사람이 3년후에 분가하자는 말을 하겠어요.
영락없이 지금들어가면 시부모 연세 얼마안되고 하니 건강히사신다면 2,30년은 같이 살아야할텐데 끔찍해요.

나쁜며느리라 욕먹어도 싫은걸 어쩌죠.
울남편 처가엔 눈꼽만큼도 신경을 안쓰죠. 늘상 무시하고 가기 싫어하고 여태 쭉 응근히 그러더니 몇달전부터는 노골적으로 저보고 친정에 드나들지 말라는둥, 니가 이집며느리인데 니 친정엔 뭣하러 가냐는둥,세상에 어떤 사위가 처가에 신경을 쓰느냐는둥,시집 온순간부터 넌 이집 사람이다라는둥, 별의별 소리를 다하면서도 이번에 제가 시댁 들어가는게 눈치보인다고 했더니 우리부모가 널 잡아먹느냐는둥,한식구끼리 눈치보일게 뭐가있냐는둥, 우리부모처럼 며느리 아끼는 시부모가 또있냐는둥, 하여간 별의별 되먹지 않은소리 들었죠.

그런 남편과 사는것도 지긋지긋한데 시댁식구까지 함께산는거 전 자신이 없어요. 함께 살다 힘들어질때 남편에게 위로받기는커녕 맨날 절 구박하고 자기부모편만 들게 뻔해요. 지금까지도 그랬거든요. 제가 뭐좀 잘못하면 감싸주기는커녕 들어내놓고 흉보는 사람이니까요.

저희 시댁과 친정은 가깝거든요. 처음 이곳에 살게되었을때는 친정식구들 보고 싶어 빨리 올라갔으면 했어요.
근데 지금은 친정식구를 자주 못보게 될지라도 시댁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아요. 시댁에 들어가면 더 친정가기 힘들테고 지금은 어느정도 이곳에 적응도 되었구요.

그냥 이곳에 쭉 살던가 아님 전세값빼서 올라가서는 따로 분가하고 당분간 장사보다는 직장을 구한던지 했음좋겠는데 자긴 꼭 장사를 하고 싶데요. 가진것도 없으면서 떼돈 벌 욕심에..

시댁에 들어가 고생할께 뻔한 내모습을 상상하면 잠이 안와요.
넘넘 심란해서 신세한탄 좀 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님들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