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저를 자꾸만 피하는 남편을 붙잡고 앉아 얘기를 나누었는데
남편이 제가 싫다네요
아기낳고 2년이 지났는데, 그전에는 전혀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닭살부부라고 소문이 날 정도였죠
아이를 낳은 후 육아에 자신이 없어하는 남편을 원망하며, 신경질적으로 대했답니다. 하지만, 누구나, 아이키우기 힘들면 남편에게 짜증도 내고 화를 내는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자들이라면 다 그런거 아닌가요?
어쨌든 어제 제가
" 내가 옆에 가는게 싫어?"
했더니
아무말도 안하대요
남편은 억지로 맘에 없는 잠자리나, 애정표현은 못하겠답니다
마음이 안가면 몸도 안간다는 얘기죠
테레비를 볼때면 제가 일부러 남편 다리를 베거나, 어깨에 기대기도 하는데 이럴때 마다 남편은 은근히 몸을 뒤로 추스립니다
물론, 남편이 저를 정말로 남처럼 싫어하는건 아니란거 다 알죠
하지만, 이제 여자로서, 아내로서 저에게 실망한것이 너무 많은지
어젯밤엔 진심을 토로하더군요
정말로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저희는 만난지 9년이 되었고 결혼한지는 6년이 됩니다
남편이 저보다 조건적으로 많이 기울었던 결혼이고 친정에서도 반대가 많앗죠
무엇보다 서로 성장과정이 다르고 성격도 취미도 다르다 보니
세월이 지나면서 더이상 공통점이 없어지고 대화도 없어요
아무리 그래도 억지로라도 애정표현을 하면
없던 감정도 생기는 법이잖아요?
결혼 6년쯤 되면, 다른 부부들도 좀 어색해지고 재미없고,,,그렇죠.
어떻게 맨날 사랑스럽겠습니까
저도 남편이 넘 좋아서 먼저 다가가는게 아니에요
정말 실망도 많이 하고
애기 낳고는 맨날 늦게 들어오고 집에서는 잠만 자고..
남편 직업상 접대가 아주 많아요
특히 고급룸살롱 같은데는 한달에 여러번 가죠
이것이 저는 너무 불결하게 느껴집니다
하물며 저와 잠자리 한지가 벌써 5개월이 되어가는데도
단 한번도 애정표현을 안한다는 사실이 너무 불안하기만합니다
하루종일 애기와 집에 갇혀 지내는 저 자신이
이젠 싫어지고, 어젯밤 내가 자존심도 없이 먼저 접근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누라 체면좀 살려주면 안되나요?
저같으면 정말 보기 싫어도 억지로 어깨동무라도 해주련만
속상한 맘에 맥주를 마구 마시고 이글을 씁니다
앞으론 절대로 제가먼저 다가가는 일은 없을테니
이제 우리부부는 호적상 부부지, 남남같습니다
그렇다고 남편이 막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참 평범하고 자상한 편입니다
단지, 나를 여자로서 보지 않고 정말로 돌부처처럼 대하니
이것이 정말 내가 원햇던 결혼생활인지
회의가 듭니다
일단 월급은 꼬박꼬박 벌어오고
새벽 4시라도 들어와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라고 누군가 얘기한다면
저도 할말은 없어요
하지만, 만일 제가 돈을 벌수만 있었다면
우리 부부는 훨씬 더 빨리 위기를 초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결혼은 왜할까요
아이를 낳아주고, 집안일 해주려고 양말빨아줄려고 한것같네요
더이상의 저의 의미는 이집에 없는 거 같네요
아이때문에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꾹 참고 매일을 보냅니다
저에게 도움주세요
특히 저처럼 권태기를 맞으시고 극복하신 선배맘들의 조언 기다릴께요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계속 먼저 교태를 부리는 추악한 모습을 해야할지
아니면 남편처럼 저도 돌부처가 되어야 할지 말이죠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