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내내 하루를 지내고 나면
어슴프레 저녁노을이 젖어들때
땀에 범벅이된 내 아이들을 편안한 집으로 돌아올때면
잠깐 잊었던 난 아이들엄마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썩 대접받지 못하는
한가정의 주부인걸 확인한다.
큰아이가 초등2학년,...
내내 난 혼자키웠다고 해도 아무 뒷느낌이 없듯이
남편이 있어도 난 아이를 혼자키우고
집안일을 혼자서 해냅니다.
남편은
돌아온 가정에서 하는일이란
샤워하고
텔레비젼 보다
시간되면 들어가 잠든것 외에
아무것도 안합니다. 아니 못하는것도 있을겁니다.
놀아줄 아빠의 모습은 거의 없는 그의 생활단편이
단편이 아닌 전부였던것을 인정않하려 하지만
요즘 용감해진 저는 그것을
그뿐만이 아닌 모든것을
인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게 있어서
가정이란곳은
사업장입니다.
남편과 자식
그리고 재산관리,형성,교육
이제는
사랑의 표찰을 걸고 살기보다는
내 사업의 성공목표를 위해
한곳만 바라보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마음 한구석이 휘영창 찬바람 일지만
그거 하나 다스리지 못하겠습니까.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먹이고 그리고 다 재우고나면
우울하고 분하고 답답한 마음 참 많이도 울어봤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남편한테 편지도 많이 썼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는 그사람이 이젠 응답없는 편지를
쓸만큼 그사람에 대한 마음이 없습니다.
다만 그사람만을 위한 가정이 아니기때문에
남편은 가족구성원의 한사람이지
남편을 위한 가정이 아님을
스스로 깨우치고 있습니다.
이혼은 아주 가끔 힐끔힐끔 내인생에 껴들어오지만
사회성에 문제가 있고,아빠로서 가장으로서 문제가 많지만,
단 하나
내 아이들의 생부라는 이유하나만으로
내인생에서 빠트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에 목적을 두며
이가정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달랩니다.
저녁늦게 아이의 팔이 빠져 아이를 들쳐업고 응급실을 찾았을때
어디선가 술은 많이 안하지만 좋은사람들과 내내 즐기다가
돌아온 가정에 울고있는 아내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할 필요가 없듯
;건드리면 터질것 같으니 건드리지 말라는'말에
샤워하고 들어가 자버린 그사람이름이 바로 제 남편이랍니다.
오직 할수 있는건 그만이 내내 해왔던 직장생활 그외에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그사람이 바로 귀엽고 깜찍한 내아이들의 아빠란 사실에
인정하고 살렵니다.
중학교때부터 공부보다는 운동쪽으로 주력을 한탓에
사회를 살아갈수 있는 자격요건이 너무도
많이 부족함 인정하려합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을 대하는 거북스러운 말씨에
또한번 상처를 받고도
혼자 삭여야합니다.
어느날 아파트에사는 가까운사람과 호프집에가 맥주를 한잔할기회가
있었습니다.
막내를 데리고 한참마시고 있는데 나타난 남편에게
그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소개시켰지요.
조금 연장자이신 다른남자분이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왜요 나이가 어리면 반말하려구요?'
대뜸 그렇게 받아치더군요. 끝내 나이는 말하지 않았지요.
자기 나이가 어리면 누군가가 얕잡아볼거라는 피해심리가 많지요.
집에 돌아오더니 '뭐같은 자식이라고'......,
아들이 든든하게 잘생겼다고 하니까 '아들이 뭐길레 그렇냐고???
일상생활에서 대화가 안되는 그사람이
바깥생활을 해나간다는게 이해하기 힘들지만
우물안 개구리도 살아나갈 방법은 다 있나봅니다.
이런 제가 나쁜가요?
좋은학력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배웠고 살아온 접니다.
과거 한십여년 훨씬전부터 첨단직업이란걸 했었고
모대기업에서 근무한 경력 실력 나름대로 인정받았지만
사랑하고 싶었고 사랑할수 있는 사람을 잃고 난후
어쩌다 만나 이렇게 십여년을 살아가지만
애틋하고 정이 뭍어나는 그런가정이 못되고 있다는것에
가슴이 아프지만
다투지 않고 싸우지 않는 부모모습이라도 지켜간다면
성장해가는 내아이들에게 그다지 나쁜모습 안될수 있을것같아
가슴한켠 눈물로 범벅되어가도
불꺼진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
내인생을 논하기전에
내아들의 미래에
엄마가 지켜줘야 할것들을 챙겨보며
한잔 들이키는 맥주한잔에
미쳐버릴것 같고
통하지 않는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내자신을 잘 다독거려내야 하는 힘든시간속에
어느덧 거실창밖으로 어슴프레 동이트면
울고 부었던 내인생을 말해주듯
찬물로 토닥거리며
학교갈 큰아이방으로 가
노트며 연필을 챙겨보며
가슴부터 밀려오는 뜨거운무엇에
또한번 답답한 가슴 쓸어내리고
쓰다듬은 큰아이의 얼굴에
내 미래가 있었음을
확인합니다.
갈수록 커지는 냉정함속에
이성으로 지켜가야할 이 가정이란 사업장이
혼란도 IMF도 없는
그런곳임을 자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