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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이야기


BY 속상녀 2001-03-24

저희 시어머니 얘기좀 할려구요.
시어머니는 성격이 좋게 말하면 좀 자아가 강하시고
나쁘게 말하면 대가 셉니다.

문제는 어머님이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저와 의논을 안하시고 신랑한테 전화를 거신다는 겁니다.
무시해서라기보다는 저를 좀 껄끄러워하시는 것 같아요.
집안사정 얘기하기가 조금 복잡하지만 시어머니가
보통의 어머니들과 같이 엄마노릇을 못하셨거든요.
시아버지와 사이가 안좋아서 남편 10대때부터 별거하시다가
결국 이혼하시고 50넘어서 재혼하셨어요.
저희 신랑과 다른 형제들(3남 2녀) 모두 아버지밑에서 자랐고
혼사도 다 아버지가 시켜주셨어요. (아버지도 재혼했음)

그래도 어머니인지라 자식들은 자주는 아니어도
어머니와 연락하고 지내고 어머니의 인생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 1-2년새에 어머니가 부쩍 자주 연락을 하시고 아들들에
기대려 하십니다.
것도 당자자 일뿐 아니라 어머니의 친정일에 우리들을
동원하려 하십니다. 이모들과 외삼촌의 자녀 혼사 및 손주 돌잔치
때마다 신랑한테만 전화를 걸어서 가라고 하시고,
이모(당신의 언니) 몸편찮으시니 문병가라 하고....
이종사촌끼리 자주 만나라하고...
돈 필요한 것도 신랑한테만 얘기하시고 해드리면 그 다음에
절 만나면 한마디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를 만날때마다 하시는 얘기라고는 신랑이 어려서부터
얼마나 효자였나 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솔직히 이 어머니에게 별로 마음이 없습니다.
연애할때부터 시아버지계신 곳을 시댁이라 생각해 왔으며
그 곳에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어도 20년간 떨어져 지낸
친어머니에게 이렇게 신경을 써야 할 지는 몰랐습니다.
다른 자식들도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은 있겠지만 어머니가
하신게 있어서 그런지 특별히 예를 갖추거나(명절때) 돈을
드리는 일에는 무심합니다. 가끔씩 인사만 가죠.
특히 딸들은 어머니를 많이 위하지만 돈내는 일에는
너무 인색해요.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가 장남인 저희 신랑에게 날이 갈수록
요구가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재혼하신 분이 경제력이 없는 분이라 모든 걸 다 저희가
드리는 돈에 의지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모든 걸 신랑한테만
얘기하니까 어머니가 싫어지려 합니다.
제가 낮에 안부전화를 드리면 그땐 아무 말 없으셨다가
신랑이 퇴근해와서는 오늘 엄마가 전화하셨는데 어쩌고 저쩌고
하면 저는 진짜 화가 납니다.

그렇다고 제가 어머니께 '어머니 앞으로는 저와 상의해주세요.
제가 다 들어드리고 해드릴께요.' 할 자신도, 마음도 없어요.
제가 너무 속이 좁은 건가요?
요즘은 시댁(시아버지)과 친어머니 사이를 오가기도 바쁩니다.
아기가 아직 어린데 말이라도 잘하게되면 여기저기 오가면서
햇갈리고 말전하고 할까봐 걱정입니다.
저에게 조언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