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사는 남자-남편- 엄청나게 착하고 성실하다.
술 담배 안하고, 도박 모르고, 울라짱짱 놀지도 않는다.
그냥 퇴근하면 집으로 땡해서 나만 쳐다보고 산다.
그런데도 어제 또 대판 싸웠다.
그놈의 돈 때문에.
울 남편 한달에 200만원 벌어다준다.
물론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생한 댓가라 아껴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도 매달 잔소리다.
돈 좀 아껴쓰라고.
다음달부터는 아예 자기가 시장을 보고 돈을 요리하겠단다.
참 나 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어제도 가계부를 내놓고 지출을 조목조목 따진다.
속에서 부아가 나서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 여러분! 제가 꼭 매달 이런 전쟁을 치러야 할 정도로 헤픈 여잔가요?
저의 남편은 매달 꼭 한마디씩을 합니다.
"딴 여자랑 살았으면 빌딩을 살건데, 넌 왜 이러니? 딴 남자랑 살면 너 쫓겨난다. 나니까 데리고 살지"
평소에는 좋은 사람이 꼭 한달에 한 번 월급때면 이렇게 속을 뒤집습니다.
덕분에 전 오늘도 설거지도 않고 퍼져있습니다.
(남편은 출근했음-오늘도 근무예요)
자기 용돈(차 기름값 포함) 30만원
시엄니 용돈 - 20만원
보험 - 12만원
통신비(핸드폰, 인터넷 포함) -12만원
관리비, 전기요금, 가스 등등 - 10만원
난방비- 10만원
저축- 112만원(고정적이라 무조건 넣어야 한다)
신용카드 - 280,000(이건 자기 봄옷 일습과 화장품 구두 장만을 한 비용-내 것은 싸구려 스킨 하나 산게 고작이다)
그래서 마이너스 통장에서 40만원 꺼내썼다.
생활비가 없어서.
그런데 생 난리이다.
돈 쓰는게 뭐 그렇냐고?
마이너스는 뭐고, 저축은 왜 그렇게 적냐고?
가져다 주는 돈이 얼만데 하면서 나를 야단친다.
도대체 쌀은 어디서 나오고 반찬은 어떻게 먹는지 도대체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다.
4월에 내가 돈 받을게 있어서 채워넣는다고 해도 사람을 들들.
(집에서 부업을 조금 했음)
죽어서 관속에 돈이랑 같이 묻어주어야 할 것 같다.
아, 정말 짜증난다.
그래도 자동차 보험료랑 자동차세 같은 것은 모두 내가 부업한 돈으로 해 주건만 왜 이러는지.
월급 200만원으로(상여금 전부 포함) 5년만에 날더러 1억을 모아보자는 사람이니 더 말하면 무엇하리?
저거 엄마 용돈까지 매달 드리면서 어떻게 그 돈을 모으나?
아침에도 나를 들들 볶으면서 통장을 모두 가지고 출근해버렸다.
지금 내 수중에는 3천원밖에 없는데, 한달을 어떻게 살라고.
정말 짜증난다.
좀 헤프더라도 돈 때문에 잔소리 안하는 남자가 백번 낫다.
돈 모아서 어디 쓸건지가 무지 궁금하다.
또 전번처럼 시댁 빚 갚는데 쓰는건 아닌지 미리 걱정되니까 아무것도 하기 싫고 집을 나가고 싶다.
성실하다고 결혼했더만 세상에 이렇게 들들 볶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