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시엄니땜에 울화통이 터져 미칠것같은데 주위친구들 얘기들어봐도 그런 시엄니는 안계셔서 친구들한테 하소연하기도 뭣해 두번째로 아컴을 찾았습니다. 근데 많은 님들께서 시엄니땜에 속상해하고 계시네요.
얼마전에 분가할까 시집살이할까하고 아컴에 들렀더랬죠. 분가하겠다고 완전히 결정하고 나니 그때부터 울시엄니 히스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죠.
오늘 아침부터 또 밥먹는 자리에서 저희 시아버님 이런저런 교훈의 말씀을 하셨더랬죠. 제가 뭐 죽을 잘못한것도 없습니다. 지적하시는게 수세미하고 도마같은거 햇볕에 자주 안내어말린다 뭐 그런겁니다. 제가 시아버지한테 그런지적 받아야합니까. 정말 해도 너무하지 시엄니 며느리흉볼게 없으면 그런것도 봅니까. 참고로 우리 시엄니 엄청 깔끔하십니다. 오죽하면 외할머니 저한테 전화해서 그러십디다. 걔가 너무 깔끔떨어서 니가 좀 힘들거다. 내가 그렇게 가르쳐놔서 그렇다 힘들어도 니가 참아라 하시더군요. 그런데 울시엄니 틈만나면 그러십니다. 외할머니는 칠순이 넘어도 반질반질하게 해놓고 산다라구요.
저 시집와서 정말이지 나죽었네하고 시집살이 했습니다. 친구만나러도 못나갔습니다. 왜냐 제가 집지키는 개인줄 알더라구요. 식구수대로 열쇠 다 있어도 아무도 안가져나갑니다. 어쩌다 장보러나가있으면 어디냐고 빨리오라고 휴대폰옵니다. 임신해서 정기검진받으러 가는 날이 유일한 외출입니다.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참고 살았습니다. 사실 이해는 안됩디다. 그냥 참은겁니다.
며칠전 시집가서 놀이방하는 손위시누이가 온다고 전화왔습니다. 오후쯤되어서 빨리밥먹고 가야하니까 밥해놓으라고 전화 또 왔습니다. 그냥 식구들만 오겠지했는데 놀이방애들도 데리고 왔더군요. 한마디 언급도 없이요. 밥이 모자라서 또 했습니다. 그래도 수고했다 말한마디 없습디다. 울시엄니 자주 그러라고 합디다. 뭘믿고...
얼마전 신랑이 편하게 신을수 있는 신한켤레 사주고 싶어 이야기했습니다. 신랑은 결혼할때 산 구두하나 신혼여행중에 산 운동화하나가 전붑니다. 울시엄니 시동생 신 같이 신으면 된다고 합디다. 울신랑 직장다니면서도 제가 직장다닐때 제가 사준 청바지 면바지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월급 시엄니관리하야 옷한벌 사입힐수 없어 제가 동전모아 지난주에 4만5천원짜리 바지하나 겨우 사입혔습니다. 근데 어제 우리 시동생 교생실습나간다고 백화점가서 70만원하는 양복세일한다고 사줬습니다. 구두도 사고 트레이닝복도 사고 뭐뭐 다산답니다. 그래도 울시엄니 그정도 능력있다고 사고싶은거 다사라고 하십디다 제앞에서요...
맨날 이제 4개월된 아기 있는 저한테 살림다맡겨놓고 수영장이다 등산이다 온천이다 다니시더니 것도 모자라 결혼식갔다 손님까지 몰고 오십디다. 아침을 몇번씩 차리다 못해 이젠 저녁까지 몇번씩 차립니다.
정말 말도말도 못합니다. 맏며느리는 파출부인줄압니다. 저한테 맏아들 뺏겼다고 생각되시는지 요즘은 맏아들도 내놓은자식 취급합니다. 그래도 힘쓰는일 귀찮은일은 모두 저희몫입니다. 제사 지내고 다들 돌아가고 나면 치우는 사람은 저와 신랑뿐입니다. 둘다 군소리없이 하라는대로 다해서 그런지 너무 바라는게 많습니다.
다음달에 분가할텐데 그동네 물가싸니까 장봐놨다가 주말마다 반찬만들어서 오라는군요. 이젠 저도 미칠것같습니다. 죽을둥살둥 비위맞춰가며 살아왔는데 날이 갈수록 줄어들기는 커녕 바라는것만 늘어나는 것같습니다. 요즘은 손만 대면 쑥쑥빠져나오는 머리카락땜에 고민입니다. 서른다되도록 자연적인 탈모말고 머리카락이 새까맣게 빠져나오는 경우는 처음이라 죽을병걸린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저 이제 이렇게 살기 싫어요. 신랑은 저한테 잘해주지만 이혼하고 싶은 생각도 문득문득 듭니다. 하고싶은 것도 많아서 대학도 두군데나 다녔습니다. 그것도 능력안되시는 부모님땜에 대학시절내내 아르바이트하고 장학금타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울시엄니 요즘엔 제가 태어나서 들어보지도 못한 모욕적인 말만 해댑니다. 정말너무 수치스럽고 자존심상합니다. 문제는 제가 대꾸한마디 못한다는 겁니다. 이제 벗어나고 싶습니다. 애놔두고 도망갈생각까지 해봤습니다. 조금만 더 이러면 정신과 상담받으러가야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정말 이런말하면 안되지만 마음속으로 맨날 욕만 하고 삽니다. 제가 잘해드리려고 노력하면 만족하실분이라면 잘하겠습니다. 근데 계속 더 바랄분같습니다. 포기시킬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님들! 넋두리가 넘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안읽어주셔도 그냥 털어놓기만 해도 속이 조금은 나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