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의 일이에요.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저녁 차려주고 많이
피곤해 하는 것 같아 등이랑 팔이랑 여기저기 주물러줬답니다.
서비스가 좋았는지 기분좋아하더라구요. 사실 전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우울했지만 남편의 얼굴날씨도 흐린것 같아 애써 감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녁에 과일을 사러 시장도 같이 기분좋게 다녀오고
비디오도 빌려볼까해서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전 세수를 하려고 화장실로 가다가 상에 (2주전에 손님초대때 썼던
큰 상 2개가 화장실문 옆에 기대어 놓여져 있었거든요.) 걸려 넘어질뻔 했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상을 사용하고 제때에 넣어놓지 않아
상이 넘어가는 바람에 발목을 좀 다쳤던 일이 있어서 남편에게 상을
좀 제자리에 갖다놓으라고 했습니다. 왔다갔다 하다가 다칠것같다구요.
저희 남편은 물건 제자리에 놓지 않는 버릇이 있긴하지만 이상하게도
상은 사용했다하면 몇주가 지나도 치워주질 않습니다.
제가 몇번이나 치우곤 했지요. 그치만 요즘은 오른쪽 팔꿈치가
좋지않아서 무거운걸 왠만하면 안들려고 하거든요.
그랬더니 내일 치워준다고 하더군요. 전 당장이라도 상이 넘어갈것
같으니까 하나는 내가 치울테니 하나만 들어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냥 나두라고 꽥 소리를 치는거에요.
다니다가 다칠 수 있으니까 지금 안전하게 옮겨놓자는데 왜 그리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는 같이 먹기로한 아이스크림을 내것까지 다 먹구선 방문을
닫고는 혼자 TV 를 보고 있습니다. 전 할수없이 혼자 상을 들어서
안전하게 기대어 놓고는 컴을 켰습니다.
별거 아닌데 눈물이 핑도는군요. 억지부린것도 아니고 아내가
다칠까봐 치워달라는데 그게 화낼일입니까?
그리고 그놈의 상은 일주일이고 보름이고 치워줄 생각을 안합니다.
예전에도 상때문에 몇번이나 기분나쁜일이 있어서 이번엔 2주일이
지나도록 한마디 않고 내버려뒀더니 오늘에 와서야 또 일이 났습니다.
제가 별거 아닌데 열받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눈물이 핑돕니다. 저도 하루가 그리 즐겁지는 않았지만 노력해볼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다니 억울하고 슬픕니다. 제가 잘못한걸까요?
그냥 남편이 컨디션이 좋지않아서 그런거라고 넘어가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