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05

동서라는 이름<형님>


BY 불새 2001-03-28

가깝고도 먼사이가 아닐런지요?
제 동서<큰형님>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제 형님은 10남매의 장남인 시아주버님과 결혼하여 오늘날까지
시댁일에 헌신<?>하며 살아오셨습니다.
아마 요즘시대에는 없을줄 싶네요.
지금 저희신랑이 42세인데 초등6학년때이며 막내시누이낳고 시어머니와몸을 함께 풀어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께서 협심증으로 고생하실때도 병원비 다 부담하시고
시아버님온갖 투정 다 받아주며 그러려니 살아가시는 형님!
또 퍽이나 말많고 억센 시동생,시누이들,모두 보듬어안고 살아가십니다.홀로계신 시아버님께서 술이라도 드시면 연세가 연세라 빨리취하시고 정신이 혼미해 때론는 방에 오줌도누고 여기저기에 토사물을......
그리고 저희들이 제사때나 명절때 내려가면 내려온 형제모두에게
잔치음식이며,겨울김장김치,된장,고추가루등등,,,
한보따리씩 싸줍니다.저는 그러지 말라고하지만,별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다싸주시느냐고 하면 그냥 웃고 맙니다.
지방이라 미리 내려가지못하고 전날내려가 미안하다고하면 오히려
이렇게 먼데 오느라 고생했다며 위로해 주십니다.
바로 윗동서와는 너무 대조적이라 참으로 묘한 느낌이죠.
지난해에는 너무 아파서 서울 종합병원에서 입원해서 종합검진을
받아보았지만 병명없는 홧병이라고 했답니다.
가슴아플때면 약을드시곤 했답니다.
지금도 한달에 한번씩 약을 정기적으로 타다드시면서 지냅니다.
그래도 형제들집에 들르지 않고 지방에서 하루치기로 다녀갑니다.
피해줄까봐서요. 형제들우애도 그리 썩 좋지않아 그렇겠죠.
시아버님이 무능력하시고 <젊었을때> 시어머님을 무척 고생시키셨때요. 그리구서 애꿎은 아이들만 들볶아 모두 일찍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자립했다는군요. 10남매중에 그나마 시아버님을 아버지로
받아주는사람은 큰시아주버니와 저희남편,작은시누이뿐이랍니다.
일년에 두어번 큰댁<시골>에서 모이는데 한번을 조용히 본내적이
없습니다. 한바탕 소란이 일곤 하는데 원인이 시아버님때문이죠.
저희들이 내려가기 미리전에 술을드시고서 괜한일로 하나하나불러서
마음에상처를 주는 말씀을 하십니다.
아들들이 받아주면 괜찮은데..더러는 그렇지않은 사람도 있겠죠.
그리고는 다시는 오지않겠다고.오지말라고 서로에게 비수 꽂히는
말들을 내뱉고 아픈 마음으로 돌아오곤합니다.
저는 몇년안됐는데도 이렇게 힘들고 싫은데 형님이야 오죽할까요?
때로는 시아주버니나 시아버님께맺힌 한을 형님께하는 경우도 있어
형님도 많이 괴로우시나 봅니다.
지금의 시댁이 이만큼있는것이,그나마 형제들의왕례가 지속할수
있는것이 전, 저희 형님때문이라고 자부 합니다.
시아주버님도,시아버님도아닙니다.
만약 형님께서 자신만 알고 이핑계 저핑계되며 형제들에게 소홀했다면
예소시적에 이집안은 없었을 겁니다.
형님의 댓가는 너무 큰것이었지만요.
그래서 형님을 볼때면 언제나 가슴이 아픕니다.
효부상이라도 받아야할만큼 대단한분인데도....
그분의 헌신에 너무도 당연시하는것같아 아픕니다.
언제가 한번은 kbs의 아침마당 주부의 변신코너<일상탈출>에
신청하고픈 마음인데.용기가 안나 망설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시아버님의 투정아닌 투정을 받아주며 아픈가슴한켠을 약으로
삭이고 계실 형님..봄이라 여기저기 필요로한 일손으로 또 바삐
보내고 계시겠죠.
건강하세요..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