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환경이 이렇게 무시무시 한것인...
저의 친정은 딸만 다섯명입니다. 다들 웃더군요.
부모님은 칠순이 못되었고 비교적 젊습니다. 아버지가 장남이었기에
당연히(?) 할머니랑 같이 살았죠. 오죽 했겠어요. 아들타령이...
지금이야 많이 바꿔졌지만 그시대는 그랬잖아요.
제가 철들무렵에서야 할머니와 어머니가 웬수(?)지간인줄 알았죠.
아주 살벌했담니다. 고모들 까지
지금에 아줌마가 되어 생각해보면
울 엄마가 불쌍해요. 다들 고부간의 갈등은 남편이 열쇠란 말도
있지만 아버지도 나중엔 지쳐 버리더군요.
저는 그런 환경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어요.
다행히 울엄마는 아들 컴플렉스 때문에 딸다섯을 대학과 그이상까지 뒷바라지 했죠.
근데 재미있는 것은 4명이 결혼 했는데 장남사위는 한명도 없어요.
늦동이인 막내는 신세대라 결혼관이 다를수 있겠지만 하여튼 ...
결혼할때도 울엄마는 늘 그랬어요.
장남하고 결혼하면 엄마같이 전라도말로 진탕 고생만 한다고...
그 말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나를 슬프게 하는지..
정말 울고 싶어요.
저는 둘째 딸 입니다.
우리 딸들은 정말 똑똑한데 지혜로운점은 많이 부족해요
울엄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것은 바로 저 입니다.
저는 미팅을 해도 남자 친구를 사귀어도 장남은 싫었어요.
세월이 지난 지금은 여러가지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당시
엔 병적이었던것 같아요.
지금의 남편하곤 연애결혼을 했구요. 3남4녀의 막내 입니다.
전부 형제들이 위구요 남편동생은 없습니다.
정말 행복 했었고 일단 정신적으로 편했답니다.
남편이 직장을 옮기면서 시댁과 같은 도시에 살면서 부터 전
늘 불안하고 달리기가 시작된거죠.
두아들은 서울에살고 저의 식구와 4명의 시누이들은 이 도시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평범하지가 않습니다.
아들 두명은 별로 관심이 없더군요. 장남또한 ...
곧 시아버지의 생신이 돌아 옵니다.
처음엔 시누이들도 막내며느리가 신경쓸일이 뭐 있어 하더니
지금은 자네가 알아서 하라는식입니다.
물론 가까이 있는 자식이 알아서 하는 것은 당연하고 나이드신 부모님자주 찾아뵙는것은 당연하지만 늘 가슴이 뜁니다.
장남은 관심도 없습니다. 멀리 산다는 이유로 동서도 직장다닌다는 이유로 거의 오지 않습니다. 물론 저와 전화통화를 한적도 없습니다.
참으로 이상하죠.
비켜가고 싶었던것들이 현실로 돌아오니 답답 합니다.
반문하시겠죠?
왜 맏며느리만 며느리냐 같이해야 하지 않느냐등등...
제가 이글을 적는 이유는
그런식의 대답을 듣고 싶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이것만은 안돼 라는 식의 어떤 선을 긋고 살아 간다는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하는 것이다. 울엄마는 훌륭하신분인데
인생이 너무나-너무나 고달펐거든요..
그래서 어린나이에 훌륭한것은 본받고 고달픈것은 피해가고 싶어서
잘난장남보다 못난 차남을 선택한 것인데 어쩔수 없이
나의 발목을 잡는군요.
난,
그 엄마의 그 딸인가 봅니다.
그러면 나의 딸은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어떤 가치관을 갖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