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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화나셨나봐.......


BY 햇살 2001-04-02

어제 일요일 모처럼 우리 세식구 놀러가기로 했다.
사촌형님네 집으로.....
작년에 이사하셨는데 한번도 못가봐서 가까이에 바다도
구경하고 싶어서 집을 나서면서 잠깐 시댁에 들렀다.

어머님
배추절이시고 세탁기앞에는 빨래가 쌓였고
마늘도 까야한다시며 물에 담가 두셨다.

절여만 두시라고 나중에 내가 하겠다고 하고는 나왔지만
발길이 안떨어졌다.
같이 가시자고 했는데 피곤해서 싫으시단다.
우리 어머님은 일다니신다.

따뜻한 햇살에 난 괜시리 가시방석이다.
그래서 우린 바다엔 가지 않았다.
그냥 형님네서 밥먹고 이런저런 애기하고
정말 모처럼 시댁이 아닌 곳에서 휴일을 보냈다.

오늘 아침 7시 전화가 왔다.
요즘 남편은 사정상 시댁에서 일을 하고 있다.
식사문제로 전화를 하셨는데
'점심은 미역국 있으니까 챙겨 먹으라하고
저녁은 내가 늦을지도 모르니까 알아서 해라'
그리고는 끊으셨다.
목소리에 냉냉한 기운이....
화나신 모양이다.

어머니가 어쩌시던 우리부부 기준으로 살려고
다짐다짐 했건만
한번 놀러갔다와서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내가
너무나 싫다.
정말 내가 나쁜 며느리인가.........

저녁때 어머님 얼굴표정이 눈에 선하다.
이사한 형님네 집은 어떻다고 그런 애기도 못할것같다.
난 솔직히 우리어머님 무섭다.
아마 설겆이가 끝나면 어머님 오시기전에
오려고 서두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