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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와 나...


BY 우울한 요즘... 2001-04-04

전 이제 결혼생활 5개월로 접어드는 새내기 주부예요. 나이는 27이구요. 전 시누이와 같이 살거든요. 저랑 나이가 동갑이구요. 시누이랑 신랑이랑 결혼전에 둘이 자취를 해온터라 집 구하는 건 나중으로 미루고 시누이랑 저희부부랑 따로사니 어쩌니 의논할 겨를도 없이 같이 살게 되었지요. 첨에는 정말 몰랐어요. 신랑의 여동생이니 나도 가족이거니 생각하면 아무문제 없을 거라고... 참 말만 쉽더군요. 우선 주말이 되면 저보고 어디 안나가냐고 항상 물어봐요. 주말인데 어디 안나가냐고.. 자기는 집에 있는 게 좋대요. 첨에는 신혼인 우릴 생각해서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라고 하는가 보다..그렇게 생각했어요. 참 고마웠지요. 그런데 나갔다 집에오면 늘 남자친구가 우리집에 와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왜 이리 빨리 왔냐고, 놀 곳이 그리 없더냐고 날 핀잔주지 않는 얼굴을 하면서 핀잔을 주곤 했어요. 시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항상 그렇게 행동했지만 전 나날이 저만 힘들어 갔어요. 내가 넘 속 좁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내가 이러면 신랑이 중간에서 힘들지 않을까... 내 생각과 감정들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어제는 다친 다리가 아프기도 하고 감기기운이 있어서 좀 쉬려고 했는데 저희 방에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서는 몇시간을 인터넷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시누이를 보고 난 드디어 폭발했지요. 하지만 바보같게도 직접 시누이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죄없는 신랑에게만 막 화를 퍼부었어요. 내 딴에는 가슴에 쌓인 게 많았나봐요. 밤 새도록 울어도 눈물이 마르지가 않았어요. 시댁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시부모님과 떨어져 사는터라 솔직히 과년한 시누이를 어디 내보내지는 못하겠어요. 그렇게 이해를 하자, 해버리자 하면서도 정말 그게 잘 안돼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는 비록 아이들이긴 하지만 정말 힘들고 출근을 일찍해요. 전 항상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죠. 맞벌이 하시는 주부님들은 아침시간이 얼마나 바쁜지 아실거예요. 같이 사는데 30분만 일찍 일어나서 절 좀 도와주면 안되나요? 그것도 안된다면
자기가 먹은 밥그릇만이라도 좀 담그고 가는 것 만이라도... 전 정말 이제 자존심까지 상해요. 자기도 독하게 마음먹으면 저에게 모진 시누이가 될 수도 있고, 또 저도 마음만 먹으면 있는 말 없는 말 다 할 수도 있지만 어느 누구도 아닌 신랑을 위해서 참아왔어요. 하지만
참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저흰 이번 달 말에 아파트로 이사를 해요. 물론 시누이와 함께요. 주택에 살았을 때는 집이 좁아서 관리비니 뭐니 별로 들지않아서 우리부부가 뭐든 다 부담했어요. 이사를 가면 일단 아파트 관리비부터 차이가 나니까 신랑이 시누이한테 이제 생활비를 좀 내어야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만 그 길로 삐져서는 말을 잘 안해요. 우리가 넘 인정이 메마른 건 아닌가 둘이 얘기도 해보았지만 자기도 가족이라면 화부터 내지말고 우리의 생활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봐야 된다는 결혼을 내렸지요. 성질 같아선 정말 분이 다 풀릴 때까지 때리고 싶을 때도 많고, 빨리 시집가라고 빌고빈적도 많아요. 제가 속이 좁은 걸까요. 생각이 정말 짧은 걸까요. 전 이런 얘기 할 사람 아무도 없어요. 친구들 중에서도 결혼을 가장 빨리 한터라 마음터놓고 말을 잘 못하겠더군요. 이런 경험이 있으신 분이나, 제 마음을 이해하시는 분은 절 좀 위로해주세요. 정말 위로라도 받고 싶어요.
제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