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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의 잔소리..윽..


BY 편안이 2001-04-11

울신랑...
연애때도 그런줄 알았지만..
진짜...쪼잔합니다..
전 성격이 털털하고 대충 넘어가는 스탈인데
울신랑은 매사에 신경쓰고 깔끔떨고 암튼 소심함다.
(본인도 인정하는 대목 - 마이산 가서 돌탑쌓으며
대범하게 해달라 기원하는 마지막 돌댕이 올리면서 사진찍었는데
재수없게서리 돌탑 와르르 무너짐.하늘도 무심하지...)
우린 결혼한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퇴근후 매시간 듣는소리...
'이리 와봐'
이 얼마나 다정하고 깨쏟아지는 소리냐구요?
뒷말을 들어보시죠
'이것 봐봐. 이게 왜 여??냐고? 이건 또 왜 이렇게 해놨어?"
완죤 적과의 동침입니다.
어제는 아침햇살 한병이 냉장고에 있어 먹었슴당.
빈병 보고 신랑 광분합디다.
아까워서 안먹구 애껴놓은거 먹어보란 소리 한번 안하고
제가 다 마셨다구요...허걱...
제 태어나 그런 치사빤츄한 소린 또 첨이더군요...
밤 11시가 넘은 야심한 시간에 벌떡 인나서 슈퍼가다가 내가 왜 사다놓냐 하는 생각에 다시 발길 돌려 집으로 왔슴다..
신랑...그때서야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미안하다고 싹싹 빌더군요.
먹어도 티도 안나는(빼빼함) 사람이 무슨 먹탐이 그리 많은지....
가난하게 자랐음 이해라도 하지...
시부모님이나 다른 시형제들은 다 대범합니다.
돈도 잘쓰고(시아버진 약간 절약형)
저랑 잘맞는 편입니다.
신랑말이
어머님이랑 살땐 자기도 추접(?)했는데 혼자 살다 보니
- 결혼전 2년동안 자취함-
조금이라도 안움직일려면 미리미리 깔끔해야 했답디다..

뭘 잃어버리면 전 기분은 나쁘지만 그런가보다 하는데
신랑은 얼굴에 완죤 티 다나고 그날 기분 다 망쳐버림다.
남들이랑 함께 있어도 내내 얼굴 구겨져 분위기 다 끝내버림다.
이미 잃어버린거..어쩌란 말이냐...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는지...그럴땐 저 정말 민망하죠..

저도 돈을 막 헤프게 쓰진 않지만 친구들이나 주위분에게 선물할때가 되면 적당한 선에서 선물 곧잘 합니다.이게 다 사는 재미 아닙니까?
울신랑 신혼여행 가서 가족들 선물 고르는데 질렸슴다..
무조건 싼거.. 절값도 넉넉히 받구 형이 경비하라고 백만원이나 줬는데
조카 두명 열쇠고리 달랑 두개 사길래(쫌팽이..)
제가 나중에 형님 화장품 사서 드렸슴다.
그래도 처가댁엔 잘보이고 싶은지 돈좀 쓰더군요.

잠도 저는 굴르며 자는 스탈이고 신랑은 얌전한 새색시 몬양 그모습 그대로 일어납니다.
신랑은 아침마다 침대이불 끌어올리며 정리하면서
잠버릇이 그게 뭐냐.. 이 이불 내려간거 봐라..잔소리 딥따 합니다.
솔직한 제심정으론 저는 밑에서 이불깔고 구르며 자고 싶습니다..
머리카락도 그때그때 안치우면 혼납니다. 피곤합니다..
침대 이불 제가 정리하다 가볍게 털기라도 하면(들었다 ?Q다 하는 수준) 먼지 안보이냐며 또 한소리 함다.
출근하면서
'애를 집에 혼자 두고 가는 기분이다...집에 있으면서 일 저지르지 말고 얌전히 놀아라'하며 꼭 걸음마 시작하는 아가 보듯 이야기 합니다.
진짜 꼬라지 납니다...
하긴, 제가...쪼메...게으르고..많이..털털하긴 하죠..
그래도...남자 잔소리...진짜...신경질 납니다...
신랑이 무슨 말 하면 다 잔소리같이 들립니다.
"넌 이말도 잔소리로 들리지?"
"에잇..또 잔소리 하네.."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대화입니다...TT

또 겜에 푹 빠져 퇴근후 집안정리 끝나면(꼭 자기 돌아오면 함께 하자고 함) 컴방에 들어가 새벽 1시까지 겜하고 제가 잠자고 있음
또 자냐? 하고
잠안자고 씩씩대고 있음
빨랑 자자 합니다..
정말...이런것이 신혼이란 말입니까?
연애땐 내가 뭐 먹여주면 눈감고 먹구,무릎꿇고 먹던...
정녕 그남자가... 이남자란 말입니까...
남잔 여자 하기 나름이라 하죠...
어떻게 해야할까요?
친구들이랑 친정엔 신랑 밉보일까봐 말도 못하고
혼자 꼬라지만 부리고 있슴당..
제가 지금 잘하지 않으면
울신랑 잔소리 대왕이 될듯 싶은데 울신랑을 위해서라도
제가 머리를 굴려 버릇을 샥~ 고쳐놔야 할것 같은데
원래 제가 애교도 없고 남자 경험(?)이 없어서리
(울신랑 26에 만난 첫사랑) 좀 어렵네요.
저한테 막뭐라 하지 마시구요
(님이 잘못했네요 등등..신랑 잔소리에 질려 다 잔소리로 들리는 증세 있음)
제가 고쳐야 할까요?
사랑이 가장 충만해야 할 이때..
우리 가정은...잔소리와 불만으로...퉁퉁 불었습니다..
좋은 방법좀 알쿼주세요.